본 연구의 목적은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NT)의 매개 개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생태예술 담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매개자들을 조사하고 현재 생태미술담론이 갖는 의의를 연구하는 데 있다. 브뤼노 라투르의 매개 개념은 ‘목표의 번역, 복합, 시간과 공간의 포개짐, 위임’의 의미를 갖는다. 매개는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모두 이질적인 물체가 상호 작용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한국의 생태미술 담론을 형성하는 주요 매개자는 1980년대 이후 이러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훗날 생태예술에 매개적 역할을 해 온 야투와 바깥미술이다. 야투는 임동식을 통해 함부르크와 연결되어 그들의 자연미술을 세계에 알렸고, 리우선언과 요셉 보이스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세계환경이슈와 복합적 매개 관계를 맺었다. 한편 바깥미술은 교토의정서가 제안된 1997년에 『역사와 환경』 전시를 열었고 난지도와 자라섬에서 환경에 초점을 둔 전시를 통해 세계환경이슈에 매개된 지점을 보여준다. 2000년대부터 한국의 생태미술전시들과 비평 텍스트들은 생태적 공존을 강조하며 ‘연결’이라는 사유를 자주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생태미술담론을 수행하는 위임자로서의 매개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고찰을 통해 우리는 한국생태미술담론이 세계의 환경이슈에 호응하면서 이 시대의 생태문제에 대한 관심을 복합적 행위자들과 연대해 발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