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참정권 확대 반대 운동을 벌인 〈전국 참정권반대 여성연맹〉은 영국 여성운동사에서 반동적이거나 일시적인 운동으로 무시되거나 잊혔다. 그리고 연맹의 소속지식인 여성들은 페미니스트의 적으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성참정권 운동 캠페인을 전개했던 〈여성정치사회연합〉이나 〈전국 여성참정권 연합〉보다 회원이나 세력에서나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당대를 압도했다. 이 글은 여성주의운동에 대한 수정주의적 입장을 살펴보면서 여성참정권 반대론을 주장한 여성들은 누구이며, 왜, 어떻게 반대의 논리를 전개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은 여성참정권 논쟁이 일던 1860년대부터 여성선거권이 인정된 1918년까지 꾸준히 ‘여성문제’ 담론 형성에 참여한 지식인들이었으며, 1889년 「호소」에서부터 1910년대의 『반 선거권 리뷰를』 통해 ‘여성다움’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과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비록 시대와 조우하지 못한 채 실패한 운동이지만, 그들과 이 조직은 당대 여성선거권 운동의 한 축을 이루었고 당연히 그들의 투쟁 또한 영국 여성 운동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이 글은 영국 여성참정권 운동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또는 역사적인 평가를 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