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菱洋 朴宗善(1759~1819)의 검서관 시절 교유 및 교유 인물과의 수창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박종선은 정조와 순조 대 두 차례 검서관을 역임하면서 함께 근무한 초대 사검서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결과 검서관으로 복직한 순조 6년(1806)에 이미 세상을 떠난 이덕무와 박제가, 서이수를 회고하여 「三哀詩」를 지었다. 그의 시에는 대체로 주석이 많이 달려 있는데, 「삼애시」는 거의 매구마다 자세한 주석이 부기되어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直中雜詠〉에는 순조 대 검서관으로 함께 근무한 박종산, 이욱수, 이광규, 김사현, 유본예 등에 대한 귀중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박종선이 검서관 시절에 교유한 인물을 대상으로 박학에 근거한 정보의 시학을 여실히 구현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박종선의 시적 역량뿐만 아니라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활약한 검서관에 관한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대거 간취한 만큼 한 시인에 대한 작가론과 더불어 조선 후기 서얼 문학 연구에도 일정한 의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