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요 소재인 휘경원은 수빈 박씨의 무덤이다. 휘경원은 후궁의 무덤임에도 1855년과 1863년에 각각 2번이나 옮겨졌다. 이번에는 1863년 2차 천원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천원의 주요 배경은 왕위 계승의 정통성에 취약한 철종이 종묘와 왕실의 무덤을 통해 그것을 보완하고자 재위 기간 동안 노력한 결과 중 하나였다. 철종은 천원의 제기와 무덤 자리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간여했으며, 결국 자신이 예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달마동으로 정하여 순강원에서 달마동으로 휘경원을 옮겼다.
휘경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의식 절차와 용어, 의물 등은 1차 천원을 할 때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1차 천원할 때처럼 세자나 세자빈의 신분에 준해야 쓸 수 있는 용어와 의물들이었다. 수빈에 대한 대우나 위상은 순조대 상장례를 치를 때 일반 정1품 후궁 보다는 높은 세자빈 예장에 준했는데, 그것이 철종대 1차와 2차 천원을 할 때에도 변화하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