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875년 조희백이 남긴 조운 체험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그 문예적 형상의 특성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본고의 논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조희백의 동일한 조운 체험이 장르가 다른 문예 양식들로 형상화되는 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발생하며 각각의 미적 특질은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조운 체험의 전체과정을 다룬 작품들에서 그 내용적 층위는 어떻게 나눌 수 있으며 그 의미 지향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조희백의 조운 체험을 담은 작품들은 내용적 측면에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행정적인 차원에서 조운 업무 전반에 대한 충실하고도 사실적인 기록이다. 둘째는 항해 과정에서 겪었던 위태로움과 내면적 긴장에 관한 내용이다. 셋째는 항해 과정에서 목도한 자연경관의 아름다움과 그에 대한 심미 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넷째는 자연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풍경과 제국주의의 침탈과 저항에 대한 아픈 역사적 기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