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는 가운데 교육과정에서 학생의자유를 확대하려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학생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은 권위적이고 고답적인 교육 풍토를 개선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 저자는 학생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입장과는 달리, 최근 교육과정 개혁 동향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자유 속에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혹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비판적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서 학생의 자유의 성격을 철학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현재 교육과정 개혁 동향에서 나타나는학생의 자유의 특징을 학생 주체성 담론과 실천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어서 이러한 교육과정 변화에 전제된 학생의 자유에 관해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였다. 하나는 “학습 내용의 측면에서 강조되는 ‘선택의자유’는 교육과정을 소유의 관점에서 대상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물음이고, 다른 하나는 “학습 과정의 측면에서 내세우는 ‘자기-관리의 자유’는 학생의 합리적 자율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라는질문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통해 최근 교육과정 변화에 나타난 자유의 성격이 갖는 한계를 밝히고, 이와 다른 시선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자유의 의미를 레비나스와 카벨의 철학을 바탕으로 새롭게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이 글에서 저자는 교육과정에서 구현되는 학생의 자유와 관련하여, 자아의 소유로 환원되는 선택의 자유보다는 타자와의 만남을 통한 ‘자기-변혁의 자유’, 그리고 추상적이고 탈맥락적인 자기-관리의 자유보다는구체적이고 맥락적인 수업 장면에서 ‘새로운 의미 생성의 자유’의 가치를 기억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