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장은 흙을 다루어 궁궐이나 왕릉 등 국가적 공역에서 벽이나 천장, 바닥 따위에 흙반죽이나 회반죽 등을 바르는 전문 건축 장인 중 하나이다. 본고는 『조선왕실의궤』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하여 장기간 활동한 니장들을 도출하였고, 시기별로 그들의 신분이나 직역 등의 생애사적 변화를 파악하였으며, 형제나 동료와 함께 협업하는 관계망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밝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17세기 궁궐을 영건할 때는 서울에 거주하는 니장들이 주로 동원되었고, 경기도 인근의 왕릉을 조성할 때에는 해당 지역의 니장들이 징발되었다. 이 시기에 오랫동안 활발하게 활동한 니장은 김줏쇠, 김계남, 안검충, 피파회 등이 서로 협업하였다.
17세기 말부터 상설아문이 정비되어 18세기의 궁궐이나 왕릉은 선공감에 소속된 관영 장인이거나 5군영에 소속된 군문 장인들이 영건하였다. 당시 니장들은 이이선, 이계선, 이승선처럼 형제가 장인 집안을 이뤄 협업하거나, 김노미, 김점동, 고억세, 이중석 등은 점차 니장의 우두머리인 변수로 성장하였다.
18세기 말에 상품 경제와 시장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19세기의 니장들은 관청의 예속에서 벗어나 사적인 생산에 종사하였다. 니장들은 도급제에 의해 우두머리가 자신의 패거리를 이끌고 국역을 진 후 모두 상을 받았다. 당시 오랫동안 활동했던 니장은 박도성, 이거복, 강토리, 김순흥, 윤재근, 정명근 등이다. 그들은 협업하는 관계를 형성하거나 각자 장기를 발휘하여 특정 공역에서 활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