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호석(射虎石)과 그 고사(古事)에 등장하는 한비장군 이광(漢飛將軍李廣)의 이야기와 교훈은 시(詩)와 연행록 안에서 빈번하게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에 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사호석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살펴보면, 한시의 경우는 주로 사호석 이야기가 주는 인생무상 혹은 중석몰촉(中石沒鏃)의 교훈에 집중하거나, 이광이 오랑캐를 물리친 업적에 주목하여 존주양이(尊周攘夷)나, 특히 명청교체기 이후에는 반청(反淸)의 의지를 드러내는 데 집중하였다. 그리고 연행록에서도 마찬가지로 사호석은 존주양이나 반청의 의지를 드러내는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호석은 자연의 풍파(風波)를 맞으며 점차 그 본래 모습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청의 지배체제가 확고해지고 북학(北學)의 사조가 등장함에 따라, 무너져가는 사호석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사호석 이야기의 과장(誇張)과 허구성을 지적하는 언급들이 연행록에 나타나기도 했다. 그리하여 사호석은 점차 그 의미를 상실해 갔기에 연행사들의 기억 속에서도 점차 잊히고,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연행록에서의 언급도 소략해지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