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韓⋅中 고전문학 속에 보이는 여성적 서사매체로서의 신(鞋)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육체를 싣고 다니는 신은 그 주인과 동격이라는 연장선에서 여성의 신분뿐 아니라, 품성까지 드러내는 ‘표시(表示)’가 되었다. 때로는 죽기 전에 세상에 남기는 자아(自我)의 모습, 또는 여성이 묵묵히 걸어가며 감당하여야 할 고난과 희생이라는 ‘상징(象徵)’적 의미를 지니기도 하였다. 한편 여성의 육체를 표현하는 도구가 되어 여성과 남성 모두의 강렬한 욕망이 투영된 모습으로 ‘표출(表出)’되기까지 하였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매개체로 남녀의 완전한 결합을 이루거나, 재회와 합일을 기원하는 사랑의 정표(情表)로 ‘발현(發顯)’되기도 하였다. 비록 한⋅중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의 육체를 드러내는 수단과 방법이 되었다는 이유로 여성의 신이 객체화되고 대상화되어 기형적 욕망의 모습으로까지 왜곡, 변질되기도 하였지만, 통제의 빗장이 느슨해지는 문학의 세계에서는 집 안으로 한정되었던 여성들의 삶을 담장 밖, 사회적 가치의 경계선 밖, 때로는 상상의 세계로까지 끌어내며, 어느덧 봉건적 삶의 한계상황에서 영원으로 이어지게 하는 헤르메스의 날개 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