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담론”은 현재 비장애인과 동등한 문화소비를 할 수 있는 보편적 인권의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국가의 경계를 너머 확장되어가고 있다. 때문에 이제 해외투자를 받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사들은 물론 창작활동에 종사하는 예술가들, 미디어기업들도 장애인들의 문화적 시민권을 고려한 거대한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논문은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문화적 편견으로 작용해 온 “장애의 내러티브”를 개선해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이론적 토양이 취약한 장애인예술운동에 관해 실천적 이론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목적에서 쓰여졌다.
본 논문의 항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장에서는 비장애인에 의해 주도되어 온 “장애인 내러티브”의 형성과정과 특징,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내러티브를 넘어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문화를 형성해 가기 위한 장애인 예술운동의 지향점을 탐구하였다. 둘째 장에서는 한국에서 장애인 영화제로 출발한 “가치봄 영화제”의 사례를 통해 장애인 리터러시 운동의 현황을 점검했다. 그리고 장애인의 독특한 ‘공감각적’ 지각과정과 표현, 그리고 자기인식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는 영화 「빛나는」 (Radiance/102분/가와세 나오미(Naomi Kawase) 감독)을 분석하였다.
셋째 장에서는 장애인 행위예술가 강성국의 ‘몸시’ 공연을 테마로 한 독립다큐멘터리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내가 알지 못했던 것」(107분/한혜성 감독)은 한혜성 감독이 강성국의 베를린 공연에 동행하며 제작한 다큐멘터리이다. 논자는 텍스트에서 장애인예술가의 표현을 위한 욕망과 좌절감, 그리고 감독이 비장애인으로서 느끼는 ‘불편함’의 감각에 주목함으로써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스스로 발견하게 되는 감독의 나래이션과 강성국의 독백 등을 교차 분석하였다. 특히 일반적으로 ‘시각’ 중심적인 비장애인의 인식법과는 달리, 인식과 표현의 매개로 ‘몸시’를 내세운 장애인 행위예술가 강성국의 사례를 통해 감각의 손상을 입은 장애인들의 공감각적 지각법과 몸의 인식법을 분석했다. 그리고 비장애인과는 다를 수 있는 인식과 표현의 조건들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전제되어야만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문화와 포용사회로의 진전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