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산업화 과정에서 빠르게 강화되어온 자본의 논리와 효율성의 가치 확장으로 인문학의 생태계는 갈수록 주변부로 밀려나 이제 붕괴 직전에 있다고 표현될 만큼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인문학이 주는 공적인 기능은 현대의 기술중심 산업사회에서도 그 중요성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공공성의 핵심 가치에 대한 인식이 연구 활동에서 간과된다는 것은 기초학문 육성체계의 가치 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논문은 갈수록 심화되는 우리나라 인문학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융합에서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연구되었다. 이를 위해 인문학과 타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도출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립 연구소 사례를 분석한다. 그리고 연구의 분석 결과를 통해 학제 간 연구의 주춧돌이 될 인문사회 기반 융합연구 전문연구소의 설립을 제안한다. 이러한 연구기반 구축을 통해 한국의 인문·사회 학문 후속세대 양성과 지식 생태계 조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