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1980년대 판문점에서 발생한 체코슬로바키아 오르스자그망명사건(1981년), 소련 마투조크망명사건(1984년), 중화인민공화국 쭤수카이망명사건(1989년)의 과정과 의미에 대해 분석한다. 세 망명사건의 특징으로서 첫째, 공산국 출신의 세 인물은 제2의 냉전 격화에도 불구하고, 자유의지에 의해 공산진영 탈출을 시도했으며, 최종 목적지인 미국으로 가기 위한 탈출로로서 판문점을 선택했다. 둘째, 유례없는 판문점의 공산진영 외국인의 탈출에 따라 한국정부는 한국, 미국 그리고 유엔을 연결하는 망명자 신병처리를 위한 국제적 프로세스를 확보했다. 셋째, 판문점 내 공산진영 인사들의 망명과 무력상황 발생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냉전체제 해체의 흐름, 인도적 사업과 경제교류를 위한 남북 간 대화, 서울올림픽의 개최는 망명사건이 심각한 대립으로 비화되는 것을 제어했다. 냉전기 판문점은 대화를 위한 장소였으며, 동시에 자유를 위한 탈출로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