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1927년부터 1942년까지 미국 남장로회 독신여성선교사 유화례(Florence E. Root)의 전도활동이 일제강점기 한국사회와 교회에서 갖는 교회사적 의의를 규명하였다. 특히 전시체제기 일제의 방해와 위협 속에서 그의 전도활동이 진행되고 중단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한국교회와 사회에 대한 인식, 여성전도와 교육에 대한 의식, 일제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조명하였다. 유화례의 전도활동에서 선교사와 한국교회 사이의 영향관계에 주목하였고, 일제의 위협 속에서 선교사들이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그가 떠나지 않고 한국에 뿌리내리며 선교를 하게 된 배경과 관계를 살펴보았다.
유화례는 일제의 위협 앞에서 전쟁동원 기관으로 전락한 한국교회에 대하여 동조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선교의 원칙과 목적을 지키며 전도활동을 수행함으로써 고난 중에 있는 한국교회에 자극과 도전, 위로와 격려를 주었다. 일제의 방해 속에서도 시골 오지로 전도활동을 하면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을 가르치고, 사경회, 성경학원, 성경학교를 통해 여성지도자를 양성하면서 한국교회 성장에 기여하게 하였다. 이로써 여성전도와 여성지도자 양성에 여성선교사들의 역할이 컸고, 이것이 남장로회의 중요한 선교정책과 방법이었다는 점을 유화례의 전도활동을 통해 규명하였다. 유화례는 선교초기에 기독교 선교가 열악한 사회문화적 환경에 있는 한국사회를 근대문명과 복음의 빛으로 인도한다는 의식이 강했지만, 일제의 기독교 탄압과 그 속에서도 헌신하는 한국교인들의 헌신을 통해 자기를 반성하고, 부흥의 경험을 통해 문화와 문명의 개선이 아니라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영혼에 대한 깊은 관심과 헌신을 위한 선교의 인식과 자세로 변화되었다. 일제의 압제 아래 고난당하는 한국교회와 유화례 사이에 형성된 신뢰의 상호관계는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선교의 동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