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중세 기독교의 토대를 놓은 그레고리우스 1세(Gregory the Great, 재위 590-604)의 자선(charity)을 고대 후기 기독교 전통과 비교하여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고는 먼저 그레고리우스가 로마의 교황으로 재직하는 동안 기록한 850여통의 편지를 살펴보면서, 그가 자선을 강조하기 위해 근거로 삼았던 ‘가족 구성원으로써 가난한 자’와 재물의 ‘공공성’ 개념을 살펴볼 것이다. 이후 그레고리우스의 편지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형태의 자선들—수혜자의 상황을 따른 차등적인 자선, 주교를 통한 가난한 자들 보호, 노예해방과 보호—를 차례대로 살펴보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본고는 그레고리우스 대종이 고대후기 기독교 자선에서 놓친 노예들에게까지 자선을 베푼 진정한 자선가(benefactor)였음을 보여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