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경주백탑은 장성황태후가 발원한 석가불사리탑이다. 필자는 천궁 출토 봉함주은누금법사리탑에 안치된 누금은경판과 탑신과 대좌의 조상 분석을 통해 당시 불사의 목적과 장성황태후의 염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한 조상 표현에 요 황실 고유의 샤머니즘 습속이 반영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당시 불사의 주된 목적은 성종의 도솔천 왕생 기원이었다. 그리하여 법사리탑 내 안치된 누금은경판에 『무구정경』중에서도 근본다라니의 망자 도솔천 왕생 문구만을 새겼다. 또한 탑신에는 경전 중의 인물 외도 겁비라전다를 최초로 조형화하였다. 장성황태후는 다가올 말법 시대에 요나라에 미륵이 하생하고, 자신이 염부제를 다스리는 전륜성왕 양거가 되길 염원했다. 그리하여 장성황태후는 탑신에서 금박산이 표현된 보살관을 쓰고 용화수 가지를 든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미륵불은 대좌에서 석가의 발우와 기러기 머리가 표현된 장대를 든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특히 기러기 머리는 요 황실의 샤머니즘 제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종합해보면, 법사리탑 내부에는 미륵 상생 신앙에 기초한 누금은경판을 안치하였으며, 외부에는 미륵불 하생을 염원하는 황실 공양자와 이와 관련 있는 미륵불을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