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保社復勳都監儀軌』에 수록된 재료와 도구 및 장인 등을 분석하여, 〈二十功臣會盟軸〉 유물의 공예사적 의미를 밝혀보았다. 이 두루마리는 숙종대 정치적인 변혁기에 충성을 다짐하는 맹세문과 공신 등 489명의 명단이 기록된, 국내에서 가장 긴 24m의 길이에 품격 있게 장식된 어람용 유물이다. 이것을 제작하고자 도감을 설치하였고 濟用監을 비롯한 여러 관청에서 재료와 도구를 수급하였으며 각종 장인들을 동원되었다. 특히 긴 직물은 練絲匠, 筬匠, 綃匠 등이 전통기술로 짰고, 배접은 慶德宮내 兵曹의 넓은 마루에서 판재를 대나무로 팽팽하게 잡아 당겨 완성했다. 상하좌우에는 화려한 비단을 둘렀고, 평안도 玉匠이 만든 玉으로 막았고, 多繪匠이 짠 끈을 매달았다. 畫員이 인찰선을 그었고, 寫字官이 해서체 글씨를 썼다. 따라서 본 유물은 제작 과정마다 최고급 재료와 우수한 기술을 지닌 전문 장인들이 분업적 협업으로 특별히 제작된 왕실공예품의 백미로서, 이것은 왕권을 강화하려는 숙종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