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무굴 아크바르 황제의 명으로 제롬 하비에르 선교사가 예수의 생애에 관해 저술했던 『거룩함의 거울』의 텍스트와 이미지의 제작 의도에 관한 문화 종교적 분석이다. 먼저 아크바르 황제는 예수의 생애에 대해 다양한 종교에 관한 이성적 관심의 일환으로 예수의 기적과 신성에 관해 왕권 강화적 측면에서 관심을 가졌다. 한편 제롬은 황제를 개종시킬 목적으로 무굴의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면서 예수의 생애와 접촉점이 될 만한 내용을 선택하여 저술했다.
또한 무굴 궁정의 화가들은 제롬의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슬람과 힌두교 종교예술 양식과 서양 기독교의 양식을 혼합하여 예수의 생애에 관한 그림을 그렸다. 『거룩함의 거울』에 나타난 이러한 문화적 종교적 대화를 통해 직접적인 개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방적이고 강압적이지 않았고 서로의 종교와 문화를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이 있었다. 이러한 무굴제국의 문화 적응적 예수회 선교의 예는 오늘날 여전히 어려움에 봉착한 인도의 모슬렘, 힌두교인의 선교방법에 대화를 통한 선교의 긍정적 선례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