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의 시대구분을 낳은 정도로 큰 변화가 일어났던 포스트코로나 시대 “역사학의 미래”와 “미래 역사학”에 대해 고찰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지구에서 인류의 삶은 거시 기생과 미시 기생의 두 과정으로 전개된다. 코로나19는 인간의 거시 세계에 미시 세계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개입해서 일어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종래의 역사학은 그런 질병이 발생한 과정에 관한 역사연구를 인간중심주의에 근거해서 전염병의 역사로 서술했다. 하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바이러스와 같은 비생명체도 행위자로 보는 “물질적 전환” 의 패러다임이 역사학에 요청된다.
인류세에 일어날 인류 생존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인류의 시간을 행성 차원의 깊은 시간과 얽혀있는 것으로 파악하는 문명사와 자연사를 통합하는 새로운 역사학 모델이 나와야 한다. 지금 인류에게는 역사학이 아니라 역사의 종말이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근대 역사학 모델을 대체하는 “미래 역사학”을 모색해야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