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여전』에는 주인공 균여가 지은 불교적 성격의 향가 11수와 그것을 한시형식으로 전환시킨 번역시가 실려 있다. 거기에 아울러 원작자의 서문과 함께 번역자 최행귀의 서문이 실려 있다. 본고는 문학사에서 균여 향가의 위상을 논한 다음, 그 한역이 제기했던 문제를 최행귀의 서문을 통해서 분석하였다. 균여 향가에 대해서는 본디 화랑도의 문학으로 발전했던 향가를 대중들의 종교 신앙을 위한 노래로 의미를 갖게 한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그리고 향가를 한시 형식으로 바꾼 목적이 한문세계와의 소통에 있었던 점을 주목하였다. 원가와 번역시가 이루어진 시간대는 신라말 고려초인 10세기로서 중국중심세계―한문세계의 일대 전환기였다. 이 시간대를 살았던 인간들에서 자주적 · 진취적 기상이 일어나 한문세계의 상호소통 문제를 의식하게 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