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정약용의 마음론에서 靈體와 權衡 개념의 의미를 재검토한 글이다. 영체는 다산이 인간의 마음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고유한 용어이며. 영체가 가진 靈明은 인간과 상제가 교감하게 하는 중요한 존재론적 위상을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영체의 기본 구조를 밝히고 다산이 영체와 육체를 엄격히 구별했던 이유를 해명한다. 다산의 영체는 靈知․靈識으로도 불리며 생전과 사후에 존재하는데 다산은 궁극적으로 상제의 신명에 부합하는 인간의 영명을 상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산은 영명한 마음이 가진 능력 중 선에 대한 직관적 好惡, 즉 도덕적인 기호성을 天命之性으로 존대했고, 영체의 비판적인 사유능력을 권형 개념을 통해 해명했다. 권형은 판단력과 의지력의 연속된 두 가지 직분을 가진 것이다. 이 글에서는 권형의 사유능력과 의지력을 推恕와 克己를 중심으로 분석하며, 인륜의 교제에서 다산이 강조한 自他 간의 好惡 감정의 형성과 의미를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