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교육에서 ‘학우(學友)’란 단순히 감정에 이끌려 사귀는 친구가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벗을 뜻한다. ‘학우’의 구체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공자 제자 집단에서 그 기원을 찾아봐야 한다. 공자 학단이 추구했던 배움은 단순한 정치 기술이 아닌, 인문(人文)을 지향하는 도학(道學)이었다. 여기에 ‘우(友)’란 전통적 봉건 질서 속에서 혈연적 친분 관계로 맺어진 특정 신분 계층 간의 사귐이 아니라, 비혈연적, 반계급적 성향을 지닌 만남을 전제로 맺어진 도우(道友)라 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전통 교육에서 ‘학우’의 실제적 사례는 화랑제도와 유학 교육 기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화랑 집단에서 ‘학우’는 특정 사상을 공부하는 차원을 넘어 일상적 삶의 지침들도 함께 공유하는 사이였음을 알 수 있다. 화랑은 일상의 체험적인 공부를 통해 올바른 삶의 방향과 가치관을 설립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학우의 미덕은 전인적 삶의 모범에 있었다. 또한 조선 유교 사회에서 ‘학우’는 서로의 성학을 돕는 자라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여 학교 관련 규칙은 학우 간 교유 지도를 포함하였다. 이렇듯 전통 사회에서 ‘학우’는 배움이란 홀로 고립된 성격의 것이 아니라 지행일치를 통한 전인교육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학우’와 관련하여 공자 제자 집단에서 안회의 위상, 자사와 자공이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는 오래된 미담으로 기억될 뿐, 집단의 사익을 내세우며 도(道)를 왜곡 또는 성찰과 검증 없이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반목하는 사례들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