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성소수자 부모의 사례를 중심으로 커밍아웃 체험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한 질적 연구다. 이를 위해 자녀로부터 커밍아웃을 받고 스스로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하게 된 부모들을 만나 면담을 진행하였으며, 이들이 활동 중인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3년 간 참여관찰을 진행하였다. 이들은 비성소수자라는 점에서 다수자의 입장에 있었으나, 자녀의 커밍아웃 이후 성소수자 부모라는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이후 겪게 된 일련의 체험은 이들을 이전과는 다른 실존적 과정으로 나아가게 했다. 이는 “존재에 대한 압제”, “몸틀의 전환”, “존재의 해방”으로 나타났다.
“존재에 대한 압제”에서는 성소수자의 존재가 사회적으로 ‘망각’되고, ‘왜곡’되는 상황과 이들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유예’되는 상황, 이를 토대로 성소수자 자신이 존재를 ‘은폐’하게 되는 상황을 살펴보았다. “몸틀의 전환”에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압제하는 대상황에 길들여졌던 부모들이 성소수자부모모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시간’, ‘공간’, ‘관계’를 체험하며, ‘삶의 형식’이 변화하는 측면을 탐색하였다. “존재의 해방”은 스스로가 내면화했던 존재에 대한 압제에서 벗어나는 것이자,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압제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양방향성을 띠고 있었다. 이와 같은 해방은 ‘자유’, ‘참여’, ‘책임’, ‘존재물음’의 네 가지 하위 주제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더 나은 문화를 조성하는 것으로서의 교육은 각 인간이 실존적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과도 관련이 있었다. 이 연구는 자녀의 소수성을 알게 된 후 이와 같은 되기의 과정을 겪게 된 부모들의 사례를 드러냄으로써, 소수자의 문제를 타자화하며 내부의 이질성을 망각해 온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문제에도 접근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