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의약품 광고의 ‘설득구조’ 속에 내포된 ‘근대성’의 의미를 포착하기 위해 이미지 분석을 시도했다. 광고 이미지에 나타난 신체관의 변화와 광고 소구로 사용한 ‘과학’ 개념을 추적했다. 근대 의약품 광고에 동원되는 인체 해부도와 세균, 그리고 현미경 등의 시각적 이미지는 약의 ‘과학적’ 효능을 설득하는데 효과가 있었다. 전기와 화학에 대한 개념사적 접근을 통해 당대의 인식 지형을 고찰했다. 1910년대까지 전기는 대중에게 강렬한 호기심과 취미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여 ‘전기대’ 등의 치료기와 ‘전기환’과 같은 의약품이 생겼다. 1910년대에는 화학에 대해 경이감을 가지고 있었다. 화학은 실험실과 시험관으로 표상된다. 의약품 광고는 이를 적극 활용했다. 또한 ‘세균과의 전쟁’이라는 은유가 제1차 세계대전과 마주치는 장면을 주목했다. 의약품 광고에서 세균을 상징할 때 현미경으로 표상되는 과학과 도깨비로 비견되는 주술이 서로 엇물리는 현상에 대한 해석도 시도했다. 현미경의 시선으로 세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도깨비나 악귀 등으로 세균을 묘사할 때의 무의식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