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전시체제기 식민도시 경성의 극장가에서 성행했던 악극과 어트랙션을 통해 ‘비상시’ 문화 상황의 아이러니를 검토한다. 중일전쟁 발발 이후 사치와 향락을 근절하라는 문화 통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악극과 어트랙션은 전성기를 맞았다. 식민 당국의 정책에 대응해 그 자신의 이윤을 추구해갔던 흥행업계의 모색, 일본제국 안에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며 확산되었던 흥행 네트워크, 그리고 아메리카니즘을 우회하며 제국 그 너머의 세계와 끊임없이 접속을 시도했던 코스모폴리탄의 문화 소비의 욕망이 뒤얽히면서, 어트랙션은 그 나름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흥행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 논문은 아울러 조선악극단의 사례를 통해, 전시체제의 문화 통제가 의도하지 않았던 부수적인 효과들을 검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