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는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의 등장이다. 애니메이션 화면속의 비행기를 타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하늘을 날고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이러한 대목은 장자(莊子)「내편(內篇)」의 소요유(逍遙遊)와 뜻을 같이한다. ‘소요하며 노닐다’라는 의미의 구속이 없는 절대적인 자유의 상태를 가리키는 ‘소요유(逍遙遊)’는 하늘을 나는 거대한 붕새를 등장시켜 독자로 하여금 물아일체(物我一體)를 경험하게 하여 인간의 욕망을 해소시켜주고자 하였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따뜻한 스토리와 더불어 아름다운 배경묘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들의 대다수는 아름다운 숲속에 거주하거나 자연과 함께 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 친화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철학가 장자(莊子)의 모습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장자는 성인(聖人)이란 ‘천지의 아름다움’을 근원으로 삼고 ‘만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라고 칭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중요시 여겼다. 그의 저서 「내편(內篇)」의 「양생주(養生主)」에서는 포정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은 일화인 포정해우(庖丁解牛)를 통해 숙련된 포정의 모습을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생명을 가꾸는 가장 근본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