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2000년대 중반 국내에 도입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효과를 발생액의 질 차원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발생액의 질은 대체적인 발생액 예측모형을 이용하여 추정된 재량적 발생액의 절대값으로 측정된다. 본 연구가 지니는 특징은 제도시행의 효과를 단기적으로 살피는데 그치지 않고 제도 도입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효과에 추세적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조사하는데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기업의 내부통제환경과 시장규제환경이 상이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비교 및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비교에도 주목하였다. 본 연구는 최근 발생한 국내 저축은행사태에서 관련 기업의 내부통제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난 사실에 동기를 부여받았다. 아울러 현행제도의 준거 지침이 된 미국의 Sarbanes-Oxley 법 규정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외부검증에 있어서 감사의견 대신 검토의견으로 대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폭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는 등 엄격성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였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연속 상장된 475개 기업으로부터 최대 3,800기업-년도의 관찰치로 구성된 종단 패널표본을 이용하여 연구가설을 검정하고 일련의 추가분석과 민감도분석을 실시하였다. 주요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가증권시장 표본에서는 도입초기에 비하여 후기에 발생액의 질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대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코스닥시장 표본에서는 도입초기와 후기 사이에 기업유형을 막론하고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셋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비교할 때 기업유형과 기간을 불문하고 유가증권시장의 발생액 질이 높으며 유가증권시장의 기업유형에 따른 발생액 질의 차이는 미미하나 코스닥시장에서는 중소기업의 발생액의 질이 대기업에 비해 낮음이 확인되었다. 넷째, 제도 시행 전후를 비교할 때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시행 전에 비해 도입 초기에 발생액의 질이 부분적으로 개선되었다가 후기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도입 초기부터 발생액의 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비적정의견과 적정의견을 받은 관찰치의 발생액의 질을 비교한 결과 도입초기에는 전자의 발생액 질이 후자에 비해 유의하게 낮으나 도입후기에는 두 집단 간 차이의 통계적 유의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는 도입 6년째를 맞고 있는 국내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시행효과가 갈수록 약화되는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질서가 잘 확립된 유가증권시장의 대기업에 있어서조차 시행후기로 갈수록 발생액의 질이 저하하고 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시행초기부터 도입전보다 오히려 발생액의 질이 나빠진 사실은 제도 도입의 실효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의 금융시장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현행의 내부통제제도가 지닌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현행제도의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고 향후 국내의 내부관리제도가 실질적으로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대안을 탐색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