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은 비상장기업이 유가증권 시장이나 코스닥시장의 상장기업과의 합병 등을 통하여 신규상장(IPO)에서 요구되는 상장심사나 공모주계약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말한다. 우회상장제도는 우량한 비상장기업이 엄격한 상장심사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담을 경감시켜 신속히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의 기능을 제공하는 순기능적 역할을 시장에 초래할 수 있는 반면, 부실 비상장기업이 본연의 성장가능성에 비해 기업가치를 과대평가 받고 상장 후 횡령, 주가조작 등의 투기적 거래형태로 악용함으로써 일반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회상장제도가 시장에 초래할 수 있는 순기능적 측면과 역기능적 측면을 극명히 보여주는 대표적 본보기로 최근에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 한 기업 가운데 셀트리온과 네오세미테크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전문기술력과 성장잠재력에 있어서 업계에서 널리 인정을 받은 바 있고 단기간에 고속의 성장과정을 거친 후 성장이 정체된 코스닥 기상장기업과의 합병에 의한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하였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우회상장 이후 셀트리온은 성장 속도에 더욱 탄력이 붙어 현재 코스닥시장을 대표하는 우량기업의 하나로 자리잡은 반면, 네오세미테크는 상장 직후 외부감사법인으로부터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거절을 받고 1년 이내의 단기간에 상장이 폐지되는 경로를 밟게 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이들 두 회사의 대조적인 경로를 대비시켜 보고 이러한 상이한 행보를 걷게된 주요한 배경요인으로서 기업의 내·외부적 지배구조의 차이와 이로부터 연계되는 회계관리시스템의 적절성 여부에 주목하고자 하는데 있다. 먼저 두 회사의 지배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셀트리온은 창업당시부터 개방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여 온 반면, 네오세미테크는 일인의 창업지배주주 겸 경영자를 중심으로 한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지녀 왔던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두 기업에 대한 재무비율의 추세분석과 발생액 및 실물활동에 기초한 이익조정치의 양태를 분석한 결과, 셀트리온의 재무수치나 영업활동의 양태는 상장을 전·후하여 동종산업의 정상적인 패턴을 전혀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는 반면, 네오세미테크는 동일기간의 동종산업에 속한 경쟁사들에 비해 재무수치뿐만 아니라 실물활동의 수준을 크게 왜곡시킨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셀트리온은 상장기업의 위상에 부합하 투명성을 갖추고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상장 이후에 시장의 공신력 제고를 기반으로 경영성과가 한층 향상되는 선순환의 경로를 걷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는 반대로 네오세미테크는 지배주주인 경영자가 무리한 사업확장과 상장을 통한 사적이익 추구의 관점에서 우회상장을 선택하였고 이 과정에서 건전한 회계관리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의 경영을 추구하다가 극단적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러 시장으로부터 퇴출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