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철학과 도덕교육에 있어 해석학적 접근의 토대를 잡는 것이 현대 교육실천의 당면문제들을 근원적으로 대처하는 데에 절실하며 긴요하다는 각성이 본 연구의 기본방향이며 출발점이다. Ricoeur의 이야기 정체성을 통한 주체성의 해명 및 교육주체의 구성은 근대 교육학이 탄생시킨 무제약적 이성주체의 근원적 한계성과 모순성을 명확히 밝히고, 이를 통해 교육이 있어야 할 제자리를 찾으며 교육이 의도해야 할 이념의 원래모습을 회복하고자 하는 기획의 일환이다.
Ricoeur를 참조한 이러한 교육해석학의 주체성 구성은 이야기 주체의 독특한 자기실현과 자기전개의 방식, 즉 이야기 속에서 주체의 1인칭과 대상의 3인칭을 모순 없이 매개하는 서사의 기제를 통해 교육현상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주객 대립의 근원적 갈등을 해소할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Ricoeur의 해석학이 역설하는 이야기의 도덕성은 이야기에 관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무한한 도덕적 책무감에 근거한다. 이 책무감은 자기성의 존재론적 근거가 되는 수많은 타자들에 대한 도덕적 책무감이다. 그리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범주화된 사건 명목들의 표면화된 가치 너머로 간단치 않고 단순하지 않은 도덕적 판단의 이야기가 이야기 주체의 궤적을 따라 지루하게 연장된다. 교육의 수행이 이야기의 뮈토스로 재편되는 공간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이러한 도덕적 판단의 유보이고 기다림이며 주저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