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냉전종결이후 모든 사회주의국가들이 체제전환을 한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스탈린식 통제경제체제와 전체주의적 개인숭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년 가까이 개혁·개방없이 외부 안보위험을 이유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정권의 생존을 최우선적 과제로 하여왔다. 체제전환이 없는 가운데, 군사국가 북한은 왜곡된 군사 우선주의하에서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심각한 '빈곤의 늪'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의 대외의존도는 크게 증가했으며, 북한의 경제재건 여부도 외부로부터의 대규모 투자에 달려있다. 북한정권은 핵무기 개발이 정치군사적 측면은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지렛대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핵무기를 포기하는 않은 채 국제사회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 의도를 버리지 않는 한, 북한의 경제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규모 개입은 불가능하다.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선군영도체제가 외부지원과 체제전환 없이 10년 이상 존속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그 과정에서 통일로 가는 중대한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북한 리더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리더십의 변화는 체제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