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요보호 노인을 수발하는 가족원을 위한 재가복지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가족 수발자의 수발역할에 대한 인지를 측정하는 '수발헌신척도(caregiving commitment scales)'를 개발하고, 측정된 수발헌신과 우울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는데 있다. 또한 가족 수발자의 성, 연령, 하루 평균 수발시간, 수발기간, 요보호 노인의 일상생활동작수준에 따라 가족 수발자가 인지하는 수발헌신의 하위차원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토하여 가족 수발자의 정신건강을 향상,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입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요보호 노인을 돌보는 가족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수된 169명(회수율 67.6%) 중에서 조사 대상자에 적합하지 않거나 불성실한 응답 자료는 제외하고 총 97명의 자료를 최종분석에 사용하였다. 분석결과 가족 수발자의 수발헌신을 구성하는 세 개의 하위요인 중 '정서적 헌신'과 '계산적 헌신'이 '우울'에 유의미한 영향을 나타났다. 가족 수발자가 남성인 경우, '정서적 헌신'을 보다 높게 인지하고, 우울은 낮게 나타났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계산적 헌신'과 우울이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기초로 가족 수발자의 수발역할에 대한 인지적 특성을 명확히 하여 가족 수발자의 입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가족 수발자의 정서적 헌신을 증가시키고, 계산적 헌신을 감소시켜 가족 수발자의 정신건강을 향상,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친밀한 가족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개입과 가족 수발자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