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AI 챗봇 활용 의사소통 중심 활동이 초등학교 6학년 학습자의 영어 말하기 능력 및 정의적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데 있다. 또한 영어 듣기, 읽기, 쓰기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알아봄으로써 AI 챗봇의 영어학습 도구로써의 활용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탐색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6학년 학생 8명으로, 단원학습 종료 후 2주간(주당 2차시, 총4차시) AI 챗봇 활용 의사소통 중심 활동을 실시하였고, 이와 같은 과정을 3개단원에 반복하여 적용하였다. 학생 참가자의 영어 말하기 능력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 처치 전·후 말하기 평가를 각 1회씩 총 6회 실시하였고, 영어 학업성취도 변화 측정을 위해 말하기 평가와 동일한 시기에 단원평가를 함께 실시하였다. 또한 정의적 영역에서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최초 실험 처치 전과 최종 실험 처치 후, 각 1회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집된 말하기 평가, 단원평가 및 설문조사 결과는 JASP 0.16.2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양적 분석하였고, 말하기 능력의 더 자세한 변화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반복적 비교분석법(Merrian & Tisdell)'을 통해 질적 분석하였다.
위 과정을 통해 도출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 말하기 평가 양적 분석 결과 처치 전(M=4.708)보다 처치 후(M=7.479) 평균점수가 2.771점 상승하였으며,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t(7)=-7.333, p<.001]. 과제완성, 유창성, 정확성 세 가지 평가 영역 모두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고, 향상 정도는 정확성(0.979점), 유창성(0.937점), 과제완성(0.854점) 순이었다. 따라서 AI 챗봇 활용 영어 말하기 활동은 초등학교 6학년 학습자의 영어 말하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둘째, '반복적 비교분석법'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질적 분석한 결과, 실험 처치 전 영역별로 학습자가 주로 범하는 오류 유형은 과제완성 영역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충분하게 발화하지 못함', 유창성 영역에서 '머뭇거림', '말의 빠르기가 느림', '어휘 및 문장 반복' 그리고 '목소리의 크기가 작음', 마지막으로 정확성 영역에서 '억양 및 발음 오류', '단어 탈락 혹은 오사용' 그리고 '완전한 문장 미사용'이었다. AI 챗봇 활용 후 모든 학습자의 오류 발생 빈도가 모든 영역에서 감소하였다.
셋째, 영어 듣기, 읽기, 쓰기 학업성취도 향상 정도에 대한 분석을 위해 실시한 단원평가를 양적 분석한 결과, AI 챗봇 활용 의사소통 중심 활동은 초등학교 6학년 학습자의 영어 듣기, 읽기, 쓰기 성취도 향상에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 언어 기능별 상승률은 읽기(20%P), 쓰기(14.5%P), 듣기(10%P) 순이었다.
넷째, 정의적 영역에서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신감(0.094점), 흥미(0.187점), 가치(0.156점) 항목에서 점수가 소폭 상승하였고 학습의욕(0.094점) 항목에서는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분석 결과 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특히 챗봇의 낮은 음성 인식률로 인해 챗봇 활용에 어려움을 겪은 학습자의 경우 사전보다 사후 설문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표시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를 통해 챗봇 활용 경험이 학습자의 정의적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초등 영어 교육 현장에서의 AI 챗봇은 1) 학습자의 영어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점, 2) 학습자의 학습 단계에 맞춘 학습 내용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 3) 학습자가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AI 챗봇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여섯째, 그러나 1) 아주 낮은 수준의 학습자(파닉스 미해득 학습자 등)가 챗봇을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 2) AI 챗봇 제작 및 활용을 위해 교사의 부가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 3) 학습 도구로 사용하기에 음성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점 등은 AI 챗봇을 영어학습 도구로 활용하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연구에 참여한 학생 참가자의 수가 8명으로 적으며, 실험설계 방식이 '단일집단 사전-사후 설계'라는 점에서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다양한 유형의 학습자가 챗봇 활용 후 영어 능력과 정의적 영역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혼합연구(mixed method research)로 실시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 이어 AI 챗봇의 다양한 활용방안과 수업에의 적용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 우리 영어 교육이 시대에 걸맞은 진보된 모습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