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의 호마의례는 화로에 공물을 공양함으로써 火天과의 교류를 통해 중생들의 다양한 바램들을 만족시키는 베다의 호마의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중기밀교 경전인 『대일경』을 비롯하여 『금강정유가호마의궤』, 『건립만다라호마의궤』를 비롯한 밀교경전에서는 호마의례의 종류를 외호마와 내호마로 구분하고, 자칫 외적인 형식에 치중될 수 있는 외호마의 작법을 내호마적 가치로 통합하고 성불의 의례로 고양시킨 것에 밀교적 특징을 볼 수 있다.
특히 『대일경』에서 호마의례는 내호마를 삼밀의 관법수행과 연계시키고, 『금강정경』에서는 『대일경』의 3종 호마법에 구소, 경애의 호마법을 추가하여 5종의 호마법을 전개하고 5종의 각 수법을 入我我入의 觀法修行으로 정립하였다. 이는 의례의 관상수행적인 면모를 정립한 것으로 외호마적인 측면을 내호마적인 가치로 편승시키면서 세간적인 성취와 출세간적인 성취를 모두 추구할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호마는 목적에 따라 息災·增益·敬愛·降伏·鉤召의 5종호마가 있으며, 호마가 행해지는 호마단의 건립과 규격 및 종류, 공물을 넣는 호마로의 종류, 화천등 구조적인 면에서 자세하게 시설되어 있으며, 의궤마다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호마로에 공양되는 공물로서 호마목과 五穀·五寶·五藥·五香·五色이 있으며, 호마의 작법차제로서 작법의 순서, 작법의 시분, 호마에 사용하는 印과 진언, 호마자의 자세와 성취 등도 각 경전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와 같은 호마법은 인도의 민간의례에서 비롯된 행법이지만 다른 밀교의 행법과 마찬가지로 밀교의 교학적 체계에 편입되어 『대일경』에서 설하는 삼구법문을 널리 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것은 보리를 인으로 하여 대비를 바탕으로 펼쳐나가는 중생교화 방편의 영역이다.
이와 같은 호마법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래되었으나, 조선시대에 억불숭유 및 종파 통폐합 등으로 인하여 현재까지 전승되지 않았다. 다만 밀교적인 요소가 통불교 가운데 일부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현재 일부 종단에서 각각의 실정에 맞는 호마법을 행하고 있다. 이것은 인도에서부터 발원한 호마가 갖는 의의를 현대에 활용하는 것이다.
호마법은 이상기후 등의 재난과 사회적인 病苦가 넘치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직접 호마단을 건립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호마단을 건립하여 상징적인 방법으로 행하는 행법은 현대사회의 정신적인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신적인 영역과 몸으로 부딪히는 실제영역 모두가 唯心에 지나지 않기에 마음속으로 건립하는 호마단은 현대에 그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밀교의 근본목적이 중생으로 하여금 세간실지와 출세간실지를 얻게 하는 것인만큼 이 두 가지 목적에 충실한 호마법은 그 활용방법과 정도에 따라서 중생들로 하여금 행복과 해탈에 이르는 길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