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박물관 굿즈의 제작과 소비를 둘러싼 행위자들이 맺는 관계 속에 얽힌 역사와 전통의 양상을 살펴본 연구이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박물관 문화상품이 오늘날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박물관 굿즈가 되기까지 어떠한 사회문화적인 맥락이 작용했는지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역사와 전통이 박물관 굿즈라는 형태로 상품화되는 과정을 고찰할 수 있었다.
박물관 굿즈란 박물관과 연계된 상품으로 지금과 같은 박물관 굿즈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설립과 박물관 문화상품에 대한 브랜드화가 있었다. 시간이 더 지나 2010년대 후반으로 오게 되면 박물관 문화상품의 디자인적인 요소가 굉장히 중요해지는데, 이는 박물관 굿즈에 있어서 '예쁨'이라는 가치가 굉장히 두드러지고,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0년대 후반 박물관 굿즈는 품절 대란이라는 사회 현상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연구자는 박물관 굿즈를 둘러싼 행위자들을 제작자, 판매자, 소비자로 나누어 각각이 박물관 굿즈에 대해 어떤 의미를 담고 제작, 소비하는지에 주목했다. 특히 관람객들이 박물관 굿즈를 소비하는 양상에 초점을 맞추어 소비자들에게 박물관 굿즈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관람객들은 박물관 굿즈가 쓸모있어서 구입하거나, 쓸모가 없기 때문에 구입했다. 그리고 그 쓸모는 실용적인 성격이나, 교육적인 성격, 그리고 기념품적인 성격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람객들에게 박물관 굿즈의 가장 큰 쓸모는 '예쁨'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관람객들이 역사적이거나 한국적인 것을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역사와 유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박물관 굿즈를 예쁘다고 느끼는 것은 그 관람객이 굿즈의 모티브가 된 유물 및 역사에 대해 부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모든 관람객에게 그 모티브가 되는 역사와 유물이 긍정적으로 다가가지는 않는다. 역사가 상품화되어 굿즈가 된다는 것은 정치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원화 시대에 박물관 굿즈에 어떠한 역사가 담겨 있는지 살펴보는 것과, 어떠한 역사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다.
본 연구는 박물관 굿즈를 직접 소비하며 적극적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관람객들을 사례연구한 것으로 그동안 박물관 굿즈의 생산자 중심의 연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소비 양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