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발간된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는 2차대전 이후의 경제적 팽창기에 무한한 성장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보고서는 당시의 인구 증가율, 환경오염의 상태, 자원의 사용 및 공업화가 지속된다면 지구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하여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한 것이었다. MIT 제이 포레스터(Jay W. Forrester) 교수의 연구팀에서는 시스템 다이내믹스를 활용한 연구결과를 통하여 유한한 자원을 바탕으로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게 된다면 결국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하나의 시스템이 성장의 한계에 이르는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할 수 있을 것이다. 주체(Subject)의 역량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환경(Environment)의 제약을 극복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자원(Resource)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시스템의 메커니즘(Mechanism) 자체가 성장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시스템의 성장이 완전히 중단되기 이전에 성장을 억제시키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시스템은 성장의 중단을 넘어서서 퇴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모든 시스템이 무한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또 어떤 경우에는 정책 목적에 기반하여 성장의 중단을 결단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도와 달리 하나의 시스템이 성장을 중단하는 순간 의도하지 않은 다른 시스템의 성장중단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는 거대한 통합 시스템이 퇴보하는 시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 지렛대를 찾아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시스템 내의 다양하고 복잡한 구성 요인들 간의 상호 인과관계를 동태적·순환적·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성장의 한계를 초래한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어 적절한 시점에 최적의 정책 지렛대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에 가장 적합한 연구방법이 시스템 다이내믹스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단선적인 연구에서는 정태적·단기적·부분적 사고를 기반으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하다 보니 임기응변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으며, 시스템의 장기적인 성장방안이나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에는 시스템이 단순하고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현재는 작은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시스템 자체가 복합적이며, 여러 가지 시스템의 상호 연관성 및 의존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불과 30년 전에는 아무런 사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슈들이 지금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만큼 상호 연관성과 의존성의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한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다른 시스템의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산업생태계 중에서 헤지펀드 산업과 지역 창업생태계라는 각각의 시스템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적의 시점에 작은 힘으로도 적용할 수 있는 정책 지렛대를 제안하였다.
헤지펀드 산업과 지역 창업생태계를 연구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금융산업과 창업생태계라는 상위 시스템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으며, 헤지펀드 산업과 지역 창업생태계 자체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과거의 단선적 연구를 통해 제시된 정책 방안으로는 각각의 시스템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 성장전략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헤지펀드 산업은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첨단 금융기법과 전문지식이 결합된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헤지펀드 산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간의 관계가 복잡하고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헤지펀드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헤지펀드의 특성 가운데 펀드 규모, 펀드연령, 성과보수를 중심으로 시스템사고(systems thinking)를 기반으로 탐색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과거 단선적 선행연구에서는 헤지펀드의 특성과 펀드 성과 간의 순환적 인과관계를 간과하고 정태적·단기적·부분적으로 실증분석한 결과, 헤지펀드의 특성별로 상이한 연구결과를 나타내고 있어 변수들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펀드규모, 펀드연령, 성과보수와 펀드성과와의 인과관계를 시스템사고를 활용하여 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헤지펀드 산업의 지속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간의 순환적 인과관계를 통합적으로 조감할 수 있었다.
시스템사고 기반으로 펀드규모와 펀드성과 간의 상호 인과관계를 순환적으로 고찰해 보면, 일정 규모 이상으로 펀드규모가 커지게 될 경우 조직내의 관료주의가 증대하게 되고, 펀드매니저의 직무몰입이 저하되어 펀드성과가 감소하게 되며, 펀드규모의 확대에 따라 펀드 매니저의 변화 대처 능력이 감소하게 되어 성과억제 피드백이 작동하게 되고, 펀드규모의 증대와 함께 시장리스크가 증대되어 펀드성과가 저하되는 통합적인 인과순환지도를 제시할 수 있었다.
펀드연령 요인에 있어서도 펀드연령이 경과함에 따라 운용 경험 증가에 따른 성과강화 피드백이 형성되다가 시간 지연 효과 이후 운용 전략 변경에 따라 펀드 성과가 저하되는 인과순환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존 연구결과의 단선적인 한계를 넘어 다양한 연구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성과보수와 펀드성과 간의 인과순환구조를 보면, 위험관리 능력이 제고되어 펀드성과가 향상되는 성과강화 피드백과 레버리지 제고를 통한 성과강화 피드백이 구성됨을 설명하고 있다.
헤지펀드 특성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3가지 특성인 펀드규모, 펀드연령 및 성과보수와 펀드성과 간의 상호 인과관계를 시스템사고를 기반으로 한 인과순환구조로 도출해 냄으로써 어떠한 경우에 성과강화 피드백이 구성되어 시스템의 성장이 진행되며, 무엇 때문에 성과억제 피드백이 작동되어 시스템의 성장이 억제되는지 동태적·순환적·통합적으로 조감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헤지펀드 산업이라는 시스템이 성장의 한계에 이르기 전에 최적의 시점에 적은 힘으로도 시스템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 지렛대를 도출할 수 있었다.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있어 과거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 보다는 적극적인 창업을 통하여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 대비 열위한 지역의 창업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요인들 간의 인과순환구조를 분석하기 위하여 지역 창업생태계의 성장단계를 창업 단계-성장 단계-회수 단계-재투자·재도전 단계로 구분하고, 이러한 요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피드백 구조를 바탕으로 검토하였다.
이와 함께 지역 창업생태계라는 시스템의 복합적 관계성을 이해할 수 있는 접근방법으로서 주체, 환경, 자원 및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호작용을 분석할 수 있는 ser-M 모델을 병행하여 지역 창업생태계의 성장 전략을 위한 정책 지렛대를 제시하였다. ser-M 모델은 전략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주체, 환경, 자원 그리고 메커니즘을 구분하고 있는데 창업생태계라는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 유용한 연구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스템사고를 활용한 헤지펀드 산업과 창업생태계의 성장 전략에 대한 본 연구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헤지펀드의 특성과 펀드성과 간의 상반된 연구결과를 시스템의 동태적 순환관계를 바탕으로 조감하여 단선적 선행연구방법의 한계를 보완하였다.
둘째, 한국형 헤지펀드 산업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를 도입할 것과 헤지펀드 산업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교육의 도입을 정책 지렛대로 제시하였다.
셋째, 지역 창업생태계가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과순환적 피드백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창업 단계별로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인과순환구조를 기반으로 분석하였고, ser-M 모델을 기반으로 한 주체, 환경, 자원, 메커니즘의 요소들 간의 상호 인과관계를 병행하여 검토하였다.
넷째, 지역 창업생태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하여 창업 재도전 정책, 지자체의 지역 투자펀드 LP 출자 및 창업 교육 강화를 정책 지렛대로서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