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과거부터 상상의 대상이자 미지의 탐험 공간으로 간주되어 왔다.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우주개발에 참여하는 모습은 마치 인류가 동경의 대상으로 여겼던 바다를 처음으로 탐험하고 개척해 나가던 상황과 유사하다. 실제로 많은 국가들은 저궤도에서 정지궤도에 이르는 영역에서 위성을 경쟁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군사적 목적의 우주 활용을 위한 '우주력'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주요 우주 강국은 우주를 안보적 대상이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상대국 우주자산을 공격할 수 있는 우주공격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우주의 군사화는 핵무기의 등장 및 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주의 군사적 활용은 과거 미국과 소련이 상대국 핵 탑재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을 감시하기 위해 우주에 경보체계를 운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먼 거리 목표물에 핵 타격을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개발되었고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Space Launch Vehicle; SLV)의 기술적 유사성은 우주발사체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우주 공간으로 진입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면서, 본격적인 우주개발이 진행되었다는 점은 우주의 군사화가 핵무기, 미사일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의 우주개발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은 여러 성명을 통해 평화적 목적의 우주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위성 기술과 발사체 능력의 불균형, 국제 우주 규범의 미준수 등 북한이 '탄도미사일-우주발사체' 동시 발전 전략을 추진해 온 정황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군사적 목적의 탄도미사일 개발 문제는 지금까지 북한 우주프로그램과 관련한 주된 논의 주제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논의 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우주프로그램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북한의 '전술핵 실전 전력화 동향',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발전', '중국-러시아-북한'으로 이어지는 우주 분야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북한이 우주공간에서 발생시킬 수 있는 우주 위협의 가능성을 전망해야 한다.
본 연구는 주요국의 우주군사정책을 토대로 우주공격무기 개발 동향을 확인하고 현재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우주개발의 특징과 전략을 분석한다. 북한이 개발해 온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향후 북한이 우주공간에서 일으킬 수 있는 우주 위협의 유형과 형태를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저궤도 '전술핵폭발 전자기펄스(EMP)'와 미사일을 활용하여 직·간접적으로 위성을 요격하는 '위성요격미사일(ASAT)'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한국은 우주청의 출범, 저궤도 초소형 위성과 독자적 정찰위성의 운용 등 '우주력 강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우리 우주력에 큰 위협이 되는 북한의 위성요격무기체계와 기술적 능력, 위협 형태에 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북한의 우주 위협에 대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