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환상성을 통한 소설 읽기 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이 주체적인 위치에서 소설을 감상하는 문학 교육 방안을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설에서의 환상은 우리의 인식을 경험 밖의 세계로 넓혀 알지 못한 '나'의 모습을 보게 하고, 잃어버린 것들과 말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질문하게 한다. 환상이 의미하는 것들은 단순히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능동적인 독자가 되어 집요하게 의미를 따져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연구는 환상이 형상화된 소설을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상황에서 문학적 환상을 주제로 한 수업이 부재한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연구자는 소설에서의 환상성에 대한 본질과 의미를 살피고, 장편소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을 텍스트로 선정하여 작품이 지닌 환상성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환상성을 통한 소설 읽기 수업을 구상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환상문학 이론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환상이 형상화하는 '비가시적인 세계'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문학적 환상은 우리가 인식의 한계로 인해 간과해 온 것들을 보여주는 도구이므로, 문학적 환상으로 재현되는 '삶'을 초점화하는 것이 소설 읽기의 핵심이다. 본 연구가 환상의 본질을 규명함에 있어 무의식과 환상의 상관성에 비중을 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II장에서는 로즈메리 잭슨의 환상문학 이론을 중심으로 욕망 차원에서 환상의 의미를 논의하고 욕망과 환상 간의 관계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정신분석학 이론에 근거해 환상의 의미를 논의하였다. 이 과정에서 소설의 환상은 무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절대적인 문화적 질서들로 인하여 억압이 발생하는 가운데 '타자'로 살아야 하는 인간의 실존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소설에서의 환상을 경험하는 동안 우리의 인식은 '주체'로서의 '나'에 이를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환상성을 통한 청소년 소설 교육의 의의를 정리하였다.
III장에서는 장편소설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에 나타나는 환상성을 분석하고, 소설에서 환상성을 형상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의 구조, 인물의 상황과 심리를 분석하였다. 이야기를 훔친 할머니와 이야기를 되찾으려는 호랑이 사이의 갈등, 은폐된 이야기를 알고자 하는 주인공의 욕망을 분석하여 심리적 현실로서의 환상의 기능과 의미를 밝히는 것이 소설 연구의 주된 목표였다.
IV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교수·학습 과정안을 제시하였다. '내면 응시를 통한 통합적 자기 이해', '세계에 대한 인식의 폭 확대', '환상성의 문학적 가치 인식'을 교수·학습 목표로 세우고, 반응학습중심 모형을 토대로 교수·학습안을 설계하였다. 수업은 3차시로 구성하였으며 환상성을 중심으로 인물의 상황과 욕망을 분석하여 환상의 상징성을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발견하는 것을 1차시, 2차시 수업의 주된 내용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3차시에는 현실과 환상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소설의 내화를 실제적인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쓰기 활동 중심 교수·학습 과정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문학 교육에서 소홀히 다뤄온 문학적 환상의 가치를 논의하고 반응중심 학습에 기초해 교육현장에 적용 가능한 교수·학습과정안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문학은 현실의 반영물이기에 문학에서의 환상성 또한 삶과의 매개를 통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설 교육은 학생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져야하며, 교사는 학생의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심미적 체험을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