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조선의 마지막 공주이자, 순조(1790~1834)의 막내딸 덕온공주(1822-1844)가 어머니 순원왕후(1789-1857)의 명으로 순조 『慈慶殿記』 기문에 한글로 토를 달고 해석문과 함께 궁체로 적은 첩 형태의 작품이다. 본고는 『자경뎐긔』 서체를 儒家美學的관점에서 書體造形美를 고찰한 것이다.
정조 · 순조 · 덕온공주로 이어지는 가운데 덕온공주 필사본 『자경뎐긔』는 조선 왕실 3대의 효심을 잘 보여주고 있는 유물이며,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운 궁체미와 왕실의 품격을 나타내는 역사적 예술자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덕온공주 『자경뎐긔』 서체 분석을 통해 우리 서예의 전통적 가치를 찾고, 미학적 이론을 근거로 하여 다양한 조형성 추구와 서체의 시대적 변화를 요구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자경뎐긔』 서지적 사항은 총 48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면에 5행씩 적혀있으며, 20자 내외로 분석되었다. 내용은 '慈慶殿' 의 명칭이 정해진 유래 및 부모를 섬기는 마음과 예절, 혜경궁 홍씨의 밝고 어지신 德의 양보로 효의왕후가 이곳에 옮겨 살게 된 사실, 전각의 위치, 사계절 경치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자경뎐긔』 서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문자구성 및 문면 구성 현황을 분석하여 서체의 용필, 결구, 장법의 조형미로 세분화하여 분석했다. 한문본은 290종, 총 1472자, 해석문의 분석 대상 문자는 418종, 복자음 20종, 총 2,871자로 분석되었다.
『자경뎐긔』 서체에서는 '巧' 와 '工' 이 지극[熟熟] 하고 道를 터득한 경지와 뜻과 기운이 화평하여 조화를 이루는 溫柔敦厚한 儒家美學的특징이 나타났다. 또한 효의 사상과 내면적인 질박함, 바탕과 외관이 서로 겸비하여 문채가 아름답고 조화를 이룬 文質彬彬的美의 특징이 나타났다. 서예가 書如其人的명제 아래 유희재는 "글씨는 곧 그 사람과 같다. 그 사람의 학문과 같고 재주와 같고 뜻과 같은 것이니, 이것을 종합하여 말하면 바로 그 인품과 같은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자경뎐긔』 서체에서도 수신하여 인품을 높이고 독서를 통하여 지혜를 배움으로써 盡善的善을 外的인 美와 함께 내용의 아름다움으로 내면을 心畵의 美로 나타냈다.
『자경뎐긔』 서체 조형미에서 점획의 특징은 둥글면서 윤택하여 健實하고 전아하며 굳세고 성대한 필획으로 운필했다. 초성 자음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중봉으로 연결하여 鉤連적이고 리듬감 있게 획과 획 사이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으며, 여백과 필획을 균일하게 배치하여 점획의 조형미를 조화롭게 나타냈다. 결구의 특징으로는 단아함과 온후한 필획으로 한 마리 학을 형상한 듯한 곡선의 아름다운 자태를 부드러운 輕重속에 나타났다.
장법의 특징은 첫째, 긴 글자는 긴 글자대로 짧은 글자는 짧은 글자대로 묘미를 나타내어 長短 · 相讓의 조화를 이루었고, 曲直의 선의 흐름은 마치 하늘에 날리는 연의 실타래가 날리듯 기맥 상통하는 필획을 보여준다. 둘째, 결구의 특징은 획의 흐름이 주려하고 완윤한 절주미는 궁중 음악 선율과 같은 리듬으로 飛動, 澁勢, 지속이 동반된다. 셋째, 기맥의 생동미는 숨김[隱]과 드러냄[顯], 너그러움[寬]과 엄격함[猛], 굳셈[剛]과 부드러움[柔], 陽剛陰柔의 對待美적 특징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본 논문에서는 덕온공주 『자경뎐긔』 서체 造形美분석을 통해 우리 전통 서예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현대 한글서예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철학적 미의식을 제공함으로써 法古創新하는 새로운 작품 창작에 활용할 것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