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양동의 원당봉(170.7m)은 한라산에서 발현한 용맥이 내룡(來龍)하다가 바다를 만나 산진처(山盡處)를 이루면서 솟아오른 오름이다. 예로부터 원당봉은 삼첩칠봉이라 불렸으며, 3개소(문강사·원당사·불탑사)이 입지하고 있고, 산의 정상 중앙에는 지당이 형성되어 있다. 본 연구는 원당봉에 입지한 3개소의 사찰에 대해 입지 분석은 대웅전이나 또는 사찰의 중심을 기준하여 사신사와 건물의 배치와의 관계와 형태, 그리고 양택삼요의 동서사택론을 적용하여 분석을 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천태종 문강사는 지세가 현무봉과 청룡, 백호가 입지공간을 서로 두 팔로 껴안드시 포근히 안고 있다. 또한 백호사격은 185도 이상 환포하여 강(岡) 형태의 백호안산을 이루고 있으므로, 사신사(四神砂)를 갖추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장풍국(藏風局)을 이룬 곳이므로 기가 바람에 흩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머물게 하는 명당입지를 형성하고 있는 입지로 분석되었다.
둘째, 태고종 원당사는 한라산에서 내룡(來龍)한 주용맥이 원당봉에 비룡입수하여 토형체의 현무봉을 이룬 뒤, 우선지맥과 좌선지맥으로 개장하여 내려오는 과정에서 일부 작은 지맥은 서로 교쇄하여 환포를 이루고, 큰 청용과 백호맥은 뻗어내려 개장하여 국을 이룬뒤 터잡이를 하였다. 이러한 용맥이 '잉'을 이룬 곳을 의지하여 여래입상이 자리하였으며, 대웅전과 마주하는 일주문(一柱門)과 극락전(極樂殿)은 동사택의 동기(同氣)를 이루고 있다.
셋째, 조계종 불탑사는 한라산에서 내룡한 용맥이 원당봉에 머문 뒤 청용맥과 백호맥이 내룡하다가 청용맥이 크게 좌선하여 망오름을 형성하면서 회룡고조를 이룬 곳에 입지하고 있다. 망오름 용맥이 중심에서 북동쪽으로 도두와 지각을 형성하면서 도산오름이 되었고, 망오름 면에 형성된 잉을 의지한 곳에 대웅전이 자리를 하고 있으며, 청룡자락이 환포하는 중앙부에 오층불탑이 터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웅전과 마주한 일주문는 연년방을 이루고 있어 동사택의 지기를 서로 조응하고 있다.
이와 같이 3개소의 사찰은 한라산의 내룡맥의 정기를 받는 곳에 각각 입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각 사찰의 건물배치는 양택삼요를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대웅전과 일주문은 '연년방'과 '천을방'에 위치하면서 서로 좋은 기를 조응을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사찰이 지속적으로 현존하고 있으며 구성원이 생기를 받을 수 있는 지기의 역량을 갖춘 곳에 입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