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백제시대 토기를 모티브로 한 화분 제작에 관한 연구로서 백제토기 중 호(壺)를 중심으로 조형적 원류와 제작배경, 출토 유물의 분석, 조형적 특징을 유추해 내 실용성과 미적 기능을 갖춘 화분 제작을 목적으로 하였다.
토기는 우리 문화유산의 하나로 한민족의 삶과 문화를 담은 그릇이다. 지역과 시대, 생활의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로 발전하였으며, 한반도 전국에 그 가마터와 생활터, 고분 등의 유적을 중심으로 다수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실물자료와 문헌자료를 통하여 4세기경 삼국시대 토기에 대해서 이론적 고찰을 통해 백제시대 토기를 중점적으로 연구하였다. 백제토기는 고구려·신라에 비하여 장식을 적절히 배제하고 조절하여 담백하고 질박한 순진성과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갖는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백제토기의 호(壺)는 신라나 가야의 장식적이고 세련된 형태에 비해 질박한 순진한 느낌이 더욱 극대화된다. 타렴성형기법으로 제작된 백제의 항아리에서 느껴지는 원초적인 선문과 자연스러운 형태는 이 시대의 요구와 흐름에 맞는 화분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중요한 화두는 행복한 삶이다. 19세기 전후로 한 산업시대에서 부와 물질적인 풍요가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했던 반면, 최근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행복한 삶인 것이다. 즉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자신과 주의 환경의 양(良)적인 측면보다 질(質)적인 측면의 더욱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그렇다면 질적인 측면의 핵심에는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요소가 논의될 수 있겠지만 분명한 점은 바로 인간이 자연과의 상호작용과 교감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들 수 있다. 산업화를 거듭하면서 현대인들은 자연과는 괴리된 공간과 환경, 즉 아파트 주거 및 도시빌딩 속 사무실에서 필연적으로 인공물을 주로 경험하는 생활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정된 공간에 자연을 구현하는 식물 분재(盆栽)는 예부터 지금까지 사랑받아 왔으며 현 시대에 들어서는 자연을 구현하는 목적과 함께 예술적 차원의 의미가 더해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식물을 심는 화분에 있어서도 심미적 관점이 부각되고 있다.
화분에 대한 연구 범위는 실내식물 중에서도 실내정화 기능이 우수한 관엽식물의 분재(盆栽) 용기를 제작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먼저 화분의 일반적 고찰을 통해 화분의 개념을 알아보고, 우리나라 화분의 발생과 유형, 또한 화분의 현황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제작방법으로는 코일 성형, 목물레 성형, 타렴성형 제작법을 사용하였다. 형태변형 및 문양의 단순화, 확대, 축소를 하였고, 타렴을 통한 시문된 장식을 잘 드러냄과 동시에 화분의 과습 조절 기능을 살리기 위해 유약을 사용하지 않았다. 태토는 토기화분을 제작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태토 색상실험과 태토에 커피박을 섞어서 다공성을 높여주었다. 때문에 형태의 제약이 없이 화분의 형태를 구현할 수 있었다. 형태는 백제토기의 호(壺)의 미적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둥근 곡선미를 강조한 형태로 제작하였다. 또한 질박한 질감을 담고자 타렴 기법을 응용하여 화분의 외부 장식에 시문하고자 하였다. 타렴 성형방법으로 백제 토기의 질박한 선문을 구연하고자 하였으며 자연으로의 회귀를 원하는 현대인들의 생활공간에 조화될 수 있는 화분을 제작하고자 하였다.
번조방법은 전기가마로 1160도 산화번조 하였다. 번조온도대별 흡수율 실험을 통해 번조온도를 최적화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그동안 심도 있게 진행되지 않았던 토기 화분에 대한 제작 연구를 통해 고대의 백제토기의 미적요소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고대 토기인 백제시대 항아리가 주는 질박한 순진성과 자연스러운 선의 미를 담은 화분의 제작을 통해 고대의 토기가 현대 생활공간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