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는 일상생활에 큰 장애를 초래하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장애 중 하나이다. 특히 장애의 발병이 비교적 빠른 시기인 10세에서 24세에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박장애의 증상이 상당히 다양하고 이질적이기 때문에 장애가 만성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기 전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성이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효율적인 개입을 위해 강박장애의 핵심인 강박사고를 자생성-반응성 강박사고로 구분하는 개념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필요성에 부응하여, 본 연구는 수용전념치료의 여섯 가지 핵심 치료 요소 중 하나인 인지적 탈융합에 초점을 둔 개입이 강박성향 대학생의 자생성 강박사고, 반응성 강박사고, 강박사고에 대한 부정적 평가, 통제 방략의 사용, 정신병리증상(강박증상, 우울증상, 불안증상) 및 인지적 융합 수준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또한, 인지적 탈융합 개입의 효과성을 엄격하게 검증하기 위하여 심리교육을 비교조건으로 활용하였다.
참가자 선별을 위해, Padua 강박 질문지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164명의 연구 신청자 점수 분포 중 상위 50% 이상인 대학생 21명과 20명을 각각 인지적 탈융합 개입 조건과 심리교육 개입 조건에 할당하였으며, 모든 참여자들이 개입에 끝까지 참여하였다. 인지적 탈융합과 심리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4회기(주 2회, 회기당 30~40분)로 진행되었고, 두 개입 조건 참가자들 모두에게 강박증상의 원인에 대한 교육을 공통되게 제공했다. 인지적 탈융합 개입 조건에서만 인지적 융합 및 인지적 탈융합의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 인지적 탈융합 기법의 실습을 시행하였다. 모든 참가자들은 사전, 종결 직후(사후), 그리고 종결 2주 뒤 시점(추후)에서 자생성 강박사고, 반응성 강박사고, 침투적 사고에 대한 부정적 평가, 통제방략의 사용, 강박증상, 우울증상, 불안증상, 인지적 융합수준을 측정하는 척도들을 작성하였다.
분석 결과, 심리교육에 비해 인지적 탈융합 개입은 강박증상을 사후와 추후 둘 다에, 반응성 강박사고, 인지적 융합 및 불안증상을 추후에 유의하게 더 감소시켰다. 뿐만 아니라, 자생성 강박사고의 경우, 심리교육 조건과 달리, 인지적 탈융합 개입은 사전에 비해 사후와 추후 둘 다에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나아가, 강박증상, 자생성 및 반응성 강박사고 모두에서 20% 이상 변화를 보인 참가자 - 치료 반응자 - 의 비율은 심리교육 조건에 비해 인지적 탈융합 조건에서 추후에 유의하게 더 높았다. 하지만, 침투적 사고에 대한 평가, 통제방략의 사용, 우울 증상 수준은 두 개입 조건 간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개입 조건 내 측정시기 간 차이에 대한 효과크기(Hedges' g) 분석 결과, 사전-추후 비교에서 인지적 탈융합 개입 조건은 강박증상, 불안증상, 부정적 평가, 인지적 융합에서 큰 효과크기를, 자생성 강박사고와 반응성 강박사고 수준에서는 중간 수준과 큰 수준 사이의 효과크기를, 그리고 우울증상과 통제방략 사용의 수준에서는 작은 수준과 중간 수준 사이의 효과크기를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전-추후 비교에서 심리교육 개입 조건은 강박증상과 부정적 평가를 제외한 종속변인들의 대부분에서 작은 수준의 효과크기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결과들은 인지적 탈융합 개입이 강박성향 대학생의 강박사고와 강박증상, 불안증상, 인지적 융합을 개선하는데 있어 효과적인 개입임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강박사고와 강박증상을 개선하는데 있어 인지적 탈융합 개입이 시간적/공간적 제한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끝으로, 본 연구의 다른 여러 가지 의의들과 함께 한계점 및 추후 연구방향에 관해서도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