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고교학점제'이다.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로서 학생상, 교사상의 변화와 교육의 다양성 확보, 수업의 질 개선 등 고교 교육의 혁신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육 격차의 심화, 교육 현장의 준비 부족 등 우려의 시선 또한 만만치 않다. 2021년 8월에 교육부는 2025년 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일반계고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안을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분석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73.7%로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 진학의 문제를 별개로 볼 수 없으며, 최근 대학 진학과 관련해 공정이라는 가치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잘 반영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제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가 어떠한 연계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교학점제 시행과 관련하여 학교 교육과정 편성 과정에서 고려할 사항 및 개선점은 무엇인가?
둘째, 고교학점제가 학교 현장에 안착되기 위한 대입제도 연계 방안은 무엇인가?
이를 위해 본 연구는 2015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비교하고 고교학점제의 개념과 필요성을 살펴본 후, 학점제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연구학교 4개교의 학교 교육과정 편제표를 수학과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그리고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의 연계성을 알아보고자 서울 소재 2개, 전남 소재 2개 대학교를 선정하였고, 교과 이수 상황을 평가 요소로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위주전형의 사례를 수시 및 정시 모집요강을 통해 분석하였다. 먼저, 수학과 중심으로 학교 교육과정 편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학 교과의 학습 위계의 특성상 대부분의 과목에서 이수 시기와 단위수를 동일하게 편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 실제 학생이 과목 선택하는 상황에서 시간표 작성이나 성적 처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무학년제 개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셋째, 수학 교과를 포함한 기초 교과에서 선택하거나 수학 교과 자체에서만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학생의 과목 선택권의 폭을 제한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의 연계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고등학교 교과에 대한 평가의 이원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평가의 방향을 단일화하여 대학 입시 관련 혼란을 야기하기보다 과목의 특성에 따라 현재의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체계를 유지하거나 일부 조정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둘째, 고등학교 교과 평가 체계와 연계하여 대입제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에 대한 유불리를 개선하고 학생의 학습경감 차원에서 공통과목은 상대평가, 선택과목은 절대평가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고등학교 교육 현장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학교의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도 있으나 학교 내부 조직 변화와 외부 기관과의 여러 협업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수학과 교육과정 편제 관점에서 고교학점제와 대학 입시와의 연계성을 찾고자 한 것에 의의를 두고 있으며,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고교학점제 운영 사례와 여러 대학별 입시 전형을 살펴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함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