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률이 95%에 달하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압도적으로 많은 제품과 브랜드를 시시각각 접하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브랜드의 가치를 직접 판단하고자 하고 브랜드는 단순한 판매 행위를 넘어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브랜드의 상징적 이미지와 문화,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하나의 전략이 되었다.
고유한 가죽 직조 기술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전개하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장인 정신을 강조하며 인트레치아토 무늬를 크게 키우거나 가죽이 아닌 소재를 사용하는 등 인트레치아토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현재까지도 성공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특별 전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덴티티인 인트레치아토 직조의 세 가지를 분석하고 건축적으로 재해석하여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계하고자 하였다. 보테가 베네타의 역사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찰하고 다른 나라에 있는 보테가 베네타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직조 형태를 이용한 건축 사례를 알아보았다. 이어 인트레치아토 직조의 세 가지 방식을 가죽으로 직접 엮어보고 도식화한 뒤 분석하여 공간 적용 실험을 진행하였다.
인트레치아토 직조와 선정한 대상지의 특성을 파악하여 디자인 컨셉을 도출하고 3D 프로그램을 통해 인트레치아토 직조를 공간화하였다. 구성된 공간을 구체화하며 보테가 베네타 플래그십 스토어 설계를 진행하였다.
동대문에 위치한 대상지를 분석한 결과,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동대문 패션 산업 역사와 창신동을 포함한 패션 클라스터, 낙산 성곽길과 흥인지문의 길을 따라 있는 흥인지문, 현세대의 JW 메리어트 호텔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가 상호교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무언가가 서로 교차·연결함'을 의미하는 단어의 조합인 인터위빙 (Inter-Weaving)이 디자인 컨셉으로 도출하였고 인트레치아토 직조 방식 세 가지 중 VER.3의 한 부분을 다시 가죽으로 직접 엮어보았다. 경사(날실)와 위사(씨실)가 중심을 향해 교차 방향대로 인터위빙하고 있어 공간 구체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3D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입체·공간화하였고 교차하는 조직점끼리 연결하여 공간 안에서의 흐름을 설정하였다.
인트레치아토 직조의 형태를 드러내기 위하여 경사(날실)와 위사(씨실) 부분의 재료를 달리하였다. 동선을 따라 가로로 흐르는 경사(날실) 부분은 유리를 사용해 흥인지문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이를 통해 보테가 베네타에겐 흥인지문과의 인터위빙을, 고객에겐 외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스토어에서 우리나라의 보물 1호를 보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하도록 의도했다.
따라서 설계한 보테가 베네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단순한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닌 대상지의 역사와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인트레치아토 속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