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군의 다문화 장병 수는 92명에서 1832명으로 20배가량 증가하였다. 한국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그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다문화 시대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문화 장병들을 '하나의 국군' 으로 수용하고 정체화하는 과정은 한국군의 전투력을 구성하는 정신전력 강화 차원에서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다문화 시대의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한국군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한국군의 문화예술매체를 다문화 수용성의 차원에서 분석하고, 향후에 나아갈 바를 모색한다.
군가와 홍보사진, 영상 등의 군 문화예술매체는 군 내부의 교육과 결속 차원에서나 사회에서 군의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군의 주요한 정신전력 자원이다. 본 연구의 주요 분석 대상은 군가와 군 홍보사진으로, 육군 군사수첩과 각 군 홈페이지에 수록된 군가 113곡과, 지난 8년간 각군 홈페이지에 게재된 홍보사진 4551장을 전수 분석하였다. 군가 분석의 결과로, 단일민족 국가로서의 정체성이 강했던 시절 작사된 많은 군가들이 "민족" , "겨레" 등을 "국가" 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의미로써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이것의 역사적 맥락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기존 "국가" , "민족" 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었던 "삼천리" 라는 단어로 공통적으로 개사된 사례들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과 한국 군가 및 타국 군가의 역사적 개사 전례를 바탕으로, 향후 다문화 시대의 군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았다. 사진 분석의 경우, 인트라넷에 수록된 자료보다는 현역 장병뿐만 아니라 예비 장병,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군대에 보낸, 그리고 보내야 할 다문화 장병의 가족까지 모두 접근 가능한 육·해·공 각 군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 게시판들을 선택하였다. 분석 결과 다문화 장병 및 그와 관련된 요소는 거의 등장하지 않음을 확인했으나, 군에 대한 병과 개방 등 양성평등 정책의 확대에 따라 여성 군인이 등장하는 양상이 "여군" 의 정체성이 강조되는 것으로부터 군과 자연스럽게 통합된 "전우" 로 이행되는 경향을 포착하였고, 여군이 등장하는 비율 또한 매해 증가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육군은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사용하는 기존의 성 관념에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분야에도 여군이 존재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여성 군인이 '여군' 으로부터 '자연스러운 전우' 로 전환되어 온 이 과정은 한국군의 새로운 구성원인 '다문화 장병' 을 '자연스러운 전우' 로 수용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실천적 단초를 제시해준다. 연구의 결론으로, 문화예술매체의 활용 차원에서 한국군이 다문화 장병을 군 내부의 조직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는 아직 미비하지만, 지금까지 한국군이 역사적으로 성공해 온 '통합' 과 '변화' 의 과정이 추후 다문화 장병을 하나된 한국군으로 통합하기 위한 이론적/역사적/실천적 기반이 되어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010년부터 인종과 피부색에 관련 없이 다문화 장병의 입대가 본격적으로 실시되어 시작된 다문화 군대로의 변화는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으로, 역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한국군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문화 군대로의 이행을 준비하고 있고, 실행 중에 있다. 그리고 다문화 사회의 강한 군대로의 이행 과정에는 다양한 군사적/제도적/문화적/행정적 계획들이 필요해질 것이다. 본 연구는 그러한 수많은 계획들 중, 다문화 군대를 위한 문화예술매체의 구성과 홍보 측면에 있어 이론적 기반과 방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