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초등 혁신학교에서 시도되고 있는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를 살펴보고, 이러한 재구성 노력이 학생의 지성적 경험에 있어서의 성장을 어떻게 이끄는지 듀이의 지성적 경험이론에 기대어 탐색하고자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교육과정 재구성에 관한 선행연구를 고찰하였고, 듀이의 지성적 경험이론과 '새로운' 학력으로서 역량교육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기존 역량 개념에 대한 재개념화를 시도했다. 또한, 초등 혁신학교에서 교육과정 재구성 경험이 있는 교사를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여 사례를 수집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듀이의 지성적 경험의 성장론에 기초하여 연구 문제는 다음 세 가지로 설정하였다.
첫째,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학생의 삶과 흥미가 반영된 주제를 어떻게 설정하는가?
둘째,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탐구와 표현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가?
셋째,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학생으로 하여금 자기 성찰을 통해 경험의 재구성을 이룰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는가?
연구 참여자들의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에 관한 심층면담 결과를 지성적 경험의 성장 관점에서 고찰한 내용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교사들은 주제를 설정할 때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학생의 삶과 흥미, 그리고 발달 단계를 최대한 반영하여 주제를 설정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반면, 주제 설정에 있어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측면에서는 다소간의 소극적인 양상을 보였다.
둘째,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 안에서 만남과 소통을 통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었으나, 학생들에게 핵심질문을 통해 깊은 이해와 사고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측면은 다소 느슨했다. 또한, 학습이 탐구의 과정이 되기보다 여러 가지 활동 수행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셋째,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때 학생이 자기 성찰을 통한 경험의 재구성이 이루어지게 하려고 주제의 마무리 시점에 글쓰기 활동을 배치하였다. 반면, 주제 학습이 마무리되는 시점의 성찰만으로는 학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전된 정도를 파악하거나, 피드백을 통해 이후 학습 계획과 수업 방법을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여지가 필요하였다.
이러한 고찰을 토대로 교육과정 재구성에 요청되는 논의 사항을 다음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의 진정한 흥미와 관심사를 위한 성취기준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학생의 관심사를 학습주제로 설정하는 포괄적인 의미의 성취기준 재구조화를 통해 학생이 배움에 있어서 자발적이고 '의미를 만들어 내는' 능동적인 행위자가 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탐구와 표현을 통한 학생의 배움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설계한 계획에 따라 실행에 옮기며 탐구와 사고의 과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과정의 설계와 운영이 요청된다.
셋째, 경험의 성장을 이끄는 자기 성찰 기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학습 과정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성찰하고 재구성해 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자기 이해의 과정이면서 자기 나름의 맥락적 지식을 구성해 가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과 역량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논의에서 벗어나 양자포괄적인 이해와 실천 방안에 대해 교사들의 실천적인 논의 축적이 요청된다.
둘째, 학생의 배움 주체권에 대한 올바른 정립이 필요하며 '교사기반 교육과정'을 넘어서 '개별학생기반 교육과정'의 가능성 탐색이 요청된다.
셋째,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교육이 지향하는 인간상에 대한 계속적인 검토와 피드백이 필요하다
끝으로, 이 연구는 일부 혁신학교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를 토대로 한 것이기에 혁신학교 전반에 관해서 일반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앞으로 좀 더 광범위하게 혁신학교에서의 교육과정 재구성-수업-평가와 관련된 후속 연구가 역동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