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적 부문만을 놓고 보면 전 세계 2백여개국 가운데 10위권에 든다. 선진국을 가늠하는 기준이 경제적 측면만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다. 삶의 환경과 질, 정신적 가치, 행복의 척도 등 국가 공동체내의 구성원들이 가진 삶의 질적 수준은 선진국을 가늠하는 또 다른 기준이다. 삶의 질이라는 가치 중심적 관점에서 세계 중심국들 가운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표는 다른 차원이 문제다. 세계 최하위의 행복지수, 노인빈곤율, 최상위 자살률, '경제 대국'이지만 '행복 대국'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지표들이다. 삶의 환경에서 지극히 편안하고, 행복한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복지(Welfare)'라고 한다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정책적 변화, 새로운 해결을 위한 연구들이 시도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된 미래 지향적 기대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에서에서의 세대통합이다. 따라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노인과 '新공유공간'에서의 세대통합에 관한 인식과 주관적인 기대감을 밝혀보고자 한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일상으로의 환경변화' 즉, '생태계 복원'이라는 다소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했다. 노인들의 사회적 단절과 고립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훼손된 자연을 복원시켜 동식물의 생태환경을 살리도록 하는 '생태계 복원'과 같은 의미다. 따라서 연구자는 본 연구에서 공동체에서의 인식과 새로운 사회적 관계 형성 또는 회복에 주목했다.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인적관계와 상호작용을 회복해 나감으로써 고립된 노인들의 관계회복 그리고 삶의 만족과 행복감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노인의 사회적 관계 단절과 고립, 소외의 문제는 이와 같은 주제에 부합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존 선행연구에 대한 문헌적 고찰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제3의 장소' 개념을 제시한 올덴버그(Ray oldenburg)의 이론에 주목했다. 올덴버그가 제시한 '제3의 장소'는 일반적으로 집이 아닌 집 밖 소통의 지리적 장소를 말한다. 공원, 놀이터, 마트, 평상 등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사회적 관계 단절과 소외된 노인들에게 교류의 장소적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이다. 심화되고 있는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과 단절의 문화를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문헌 고찰에서 살펴본 결과 장소적 개념, 필요성 등 원론적 연구에 그치고 있고, 이에 관한 연구는 아직 초보적 단계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들에서 발견되지 않는 '제3의 장소'와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의 관계에 대한 발견을 목표로 했다. 기존 '제3의 장소'라는 올덴버그의 개념과 선행연구의 제언을 가져오면서도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상호작용과의 관계, 그것이 집 밖 장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에 대한 발견에 주목했다. 연구에서는 '제3의 장소'가 가진 지리적 장소적 문제와는 별개로 상호작용의 공간으로 바라봤고, 이를 사회통합적 차원의 개념으로 '新공유공간'이라 명명했다. 또한 본 연구의 내용 자체가 양적연구로 발견이 어려운 측면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질적연구를 활용, 여러 개의 개념들을 발견하고 하위범주, 범주로 분류해 나가면서통해 결론을 도출했다. 문헌고찰과 심층 면담, 통계자료, 현장 탐문, 언론 보도자료 등 다양한 접근으로 객관성 확보에 유의했다.
연구자는 연구의 효과적인 진행을 위해 본 주제의 범위 내 다섯 개의 세부주제로 한정했다. 첫째, 노인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둘째, 노인의 사회적 단절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셋째, 노인과의 소통 필요성은 어느 정도인가. 넷째, 소통, 교류의 장소와 기능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다섯째, 네트워크 관련 사회적 자본의 기능은 어떠한가 등이다. 각각의 세부주제에 대한 탐색과 발견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63개의 개념을 도출하고, 14개의 하위범주 그리고 5개의 범주를 이끌어 냈다.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인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청년들이 가진 노인에 대한 인식은 무관심을 넘어 혐오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불쌍하다', '안타깝다'로 느끼는 이중적 인식을 보였다. 둘째, 노인들이 집을 떠나 '갈 수 있는 마땅한 곳', '할 수 있는 마땅한 일이 없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공통적이었다. 셋째. 노인의 사회적 단절은 개인이 아닌 구조적 삶의 환경문제이고, 사회적 차원, 사회 통합적 차원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위의 몇 가지 결론에서 나타난 인식의 발견은 노인 개인의 문제에서가 아닌 사회적 차원의 해결 그리고 다음과 같은 시사점과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변화, 사회적 갈등해소 등 세대통합을 위한사회운동이 필요하다. 둘째, 기존 '제3의 장소'가 가진 한계를 넘어서는 세대통합적 '新공유공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셋째, 노인의 사회적 단절, 고립, 소외문제 해결에 대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복지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넷째, '新공유공간'은 세대와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다차원적상호작용공간이어야 한다. 연구결과 도출된 함의는 지역사회 노인들의 사회적단절과 소외 등 삶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생태계 복원' 개념의 근원적인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즉, 세대와 세대가 자연생태계와 같이 어우러지고소통하는 삶의 환경 그리고 관계형성과 회복이 가능한 생활환경으로의 구조변화를 통해 일상의 의미를 찾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세대통합을 위한 국가 정책의 대전환과 함께 지역공동체 내 구성원들의 사회적 네트워크 인식개선 방안 등을 제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