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현대적 광고문화가 촉발하고 확산시키는 소비주의적 가치가 오늘의 설교청중의 인지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대한 설교신학적 대응 방향을 탐색한다. 현대의 상업광고는 단순히 상품의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필요를 창출하고 판매자가 기대하는 만큼 구매와 소비를 조장하기 위한 고도의 설득심리학적 기술과 전략으로 무장하고 있다. 현대의 광고이론들은 추구하는 가치의 수준은 낮지만 설득의 기술이란 측면에선 역사상 선례가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현대 상업광고는 다매체 다감각 미디어기술에 의존하며 특히 디지털 동영상이 주축이 되는 이미지 중심의 가상현실의 생산을 통해 현실을 호도하는 환영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하이테크 상업광고의 화려한 기술과 그 기술 뒤에 숨겨진 소비주의 세계관은 단지 특정 상품의 판매를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광고시청자의 인지구조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 본 연구자가 우려하는 바이며, 본 연구에 착수하게 한 동기이다.
상업광고가 유포하는 소비주의와 다시 소비주의가 그 확산도구로 삼는 상업광고 기술과 전략은, 현대의 교회가 직면한 많은 위기들 중 하나라고 본 연구자는 전제한다. 오늘의 설교청중은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설교보다 상업광고를 보고 들으며 살 수밖에 없다. 상업광고는 도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청중에게 다가와 그들의 시선과 귀를 미혹한다. 상업광고에 의해 의식 무의식적으로 침투당한 오늘의 설교청중은 과연 기꺼이 설교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설교를 제대로 이해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오늘의 청중이 놓인 해석학적 지평은 어떤 모양인가? 이것이 이 연구가 제기하는 핵심질문이다. 만일 오늘의 설교청중이 과거의 설교청중과 다른 정신상태에 놓여있다면, 그리고 이 정신구조가 복음설교를 듣는데 결코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 오늘의 교회와 설교자는 어떤 자세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것이 본 연구가 찾고자 하는 답이다.
그래서 본 연구는 현대의 주요 광고이론들의 이해에 방법론적으로 집중한다. 특히 디지털 시각중심 광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했다. 현대의 상업광고가 역사상 어느 대중설득수단보다 강력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기반의 하이테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들 광고이론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이며, 그 노리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수단과 기술들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그 효과는 무엇이며 그 위험성은 무엇인가? 이것들이 결국 광고시청자들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결국, 이것이 설교청중의 의식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 결과는 하느님 말씀으로서의 설교와 어떤 관계를 갖게 되는가?
본 연구는 광고이론들의 효과성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는 아니다. 즉 본 연구는 현대 상업광고가 소비자들과 특히 설교청중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연구가 아니다. 또한, 모든 광고시청자가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으로 상업광고에 의해 일방적으로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단순히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본 연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위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오늘의 설교자들이 결코 무시해도 좋을 문제들이 아니라는 것을 환기하며, 이에 대한 현명한 대응을 오늘의 설교자들이 요구받고 있음을 수사비평학적으로 검토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순히 광고이론의 이해와 비판적 해석이 아니라, 현대의 다매체 다감각 상업광고 생태계 속에서 설교란 무엇이며 설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이 시대의 소비주의와 무엇이 본질적으로 다른지를 성찰하는 설교신학적 작업이다. 그래서 본연구는 설교사를 통해 변천해온 설교신학적 청중이해를 개괄하며, 그 의의를 먼저 검토한다. 즉 본 연구는 설교사의 주요 단계와 이론들에서 청중을 이해하고 다루어온 관점과 방식을 해석학적 대화를 통해 들여다보고자 했으며, 이를 비판적 좌표로 삼아 현대적 청중의 지배적 맥락으로서의 상업광고의 이론들과 실제들을 수사비평학적으로 분석 비판한다.
그럼에도 본 연구의 주요 방법론적 기여는 현대의 광고이론들에 주목한 점이다. 신설교학 이론들이 현대의 청중 문화와 의식에 주목했던 것은 주지하는 바이나, 20세기 중후반에 대두된 신설교학은 세속문화에 비교적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였고, 거대 광고 산업이 지배하는 소비주의 기법과 조작에 민감하지 못했던 한계를 지녔다. 그 이후 신설교학에 대한 비판적 이론들 역시 전통주의적 입장으로 급선회함으로 현대 소비대중사회에 대한 문화적 비판을 간과하는 면을 보였다. 이에 본 연구는 현대 청중의 문화적 맥락으로서 소비주의를 조장하고 지배하는 상업광고이론들과 미디어 비평 이론과 설교 생태계 비평을 수사비평학적으로 다룸으로써 한 층 심화된 청중이해를 모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