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청각선별검사를 통한 조기진단과 조기중재는 선천성 청각장애 아동의 언어발달을 돕는 확실한 요인이며, 이를 통해 인공와우 이식을 받은 아동의 언어발달이 정상범주에 속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인공와우 이식 아동의 언어능력이 정상발달 범주에 있다 하여도 화자의 의도를 인식하고 상황 맥락을 파악하여 상호작용하는 화용능력에 어려움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보고되었다. 간접화행은 화자의 의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화행으로, 간접화행의 이해를 위해서는 청자의 화용능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인공와우 이식 아동의 간접화행 이해능력의 특성을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학령기용 말지각 검사에서 문장 이해력이 100%이며, 어휘 능력으로 평가한 언어 능력이 초등학교 1-3학년 수준의 인공와우 이식 아동 10명과, 이에 대응하는 언어연령의 건청 아동 10명, 총 20명이다. 간접화행 이해능력 평가는 연습문항 2문항(직접화행 1문항, 간접화행 1문항), 직접화행 6문항, 간접화행 18문항의 총 26문항으로 구성된 검사를 사용하였다. 검사 문항은 간접화행의 자연스러운 상황과 가깝게 하도록 남자와 여자의 짧은 대화의 녹음과제로 제시하였으며, 아동이 이해하는 의미를 다양하게 파악하기 위해 주관식으로 답하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인공와우 이식 아동 집단은 건청 아동 집단보다 간접화행을 이해하는 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집단 간 차이는 평서문과 의문문의 문장 유형에서 모두 유의하였다. 평서문과 의문문의 문장 유형에 따른 차이는 두 집단 모두 의문문 유형의 간접화행 이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 축자적 오류, 비관련 오류, 관련된 오류의 오류 유형 분석에서 두 집단 모두 축자적 오류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건청 아동 집단은 비관련 오류를 보이지 않았으나 인공와우 이식 아동은 비관련 오류를 관련된 오류보다 더 많이 보였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 인공와우 이식 아동이 언어 능력을 맞춘 건청 아동보다 간접화행 이해능력에 어려움을 보이는 것은, 간접화행의 이해를 위해서는 단순한 언어능력 이상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간접화행에서 화자의 의도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청자는 상황 맥락에 따라 내포되어있는 의미를 찾고 화자의 의도를 이해해야 하며 이러한 것은 화용의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듣기 능력이나 언어능력에서 또래와 비교하여 큰 어려움이 없는 인공와우 이식 아동이라 하여도 화용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오류 분석에서도 나타났는데, 축자적인 오류를 가장 많이 보인 것은 두 집단 모두 동일하였으나, 인공와우 이식 아동은 건청 아동이 보이지 않는 비관련 오류를 보였다. 이는 간접화행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는 간접화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황 및 맥락 정보를 통하여 내포된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공와우 이식 아동의 일상생활이나 임상현장에서도 화용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중재한다면 인공와우 이식 아동이 간접화행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