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치매에 대한 조기발견 및 조기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치매 환자는 주로 기억력 저하와 단어산출 능력과 같은 의미적 측면의 언어 손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이름대기 능력의 저하는 많은 선행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으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단어 수준의 이름대기 검사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발생하는 단어산출의 어려움과 상황을 실제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이름대기 문제를 실제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설명담화 또는 자발화 수준에서의 이름대기 능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그림 설명하기 과제를 사용하여 정상노인,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알츠하이머형 치매(Dementia of Alzheimer's Type, DAT) 환자를 대상으로 자발화에서의 단어찾기 행동 특성을 비교하고 세 집단의 단어찾기 행동 산출 비율과 대면이름대기 능력 사이의 상관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정상노인 41명, MCI 환자 30명, DAT 환자 30명 총 101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단어찾기 행동을 평가하기 위한 자발화 과제로 단일 그림의 보스턴 쿠키도둑 그림과 연속그림의 부부싸움 그림을 사용하였다. 자발화에서의 단어찾기 행동은 Schmitter-Edgecombe et al.(2000)의 분석 기준을 기반으로 전체 산출 어절 수 중 단어찾기 행동의 총 비율을 나타내는 글로벌 지수와 대치, 단어 재구성, 반복, 무의미어, 삽입어, 첨가, 연장의 특정 단어찾기 행동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대면이름대기 검사(Korean version of Boston Naming Test, K-BNT)는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실시하였다. 세 집단 간 단어찾기 행동의 글로벌 지수와 특정 단어찾기 행동 비율에 차이가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해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단어 찾기 행동의 산출 비율과 K-BNT 검사 점수 사이의 상관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Pearson's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 집단의 단어찾기 행동 비율을 살펴보면 단어찾기의 총 산출 비율인 글로벌 지수의 경우 집단 간 차이가 유의했고, DAT, MCI, 정상노인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사후분석 결과, 정상노인과 DAT 집단, MCI 집단과 DAT 집단의 차이가 유의하였으며, 정상노인과 MCI 집단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둘째, 단어찾기 행동유형을 살펴보면 모든 집단에서 무의미어의 산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정상노인과 MCI 집단에서는 삽입어가, DAT 집단에서는 반복이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단어찾기 행동 비율 중 대치는 세 집단 모두에게서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분산분석 결과, 글로벌 지수, 단어 재구성, 반복, 무의미어, 첨가, 연장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나머지 대치, 삽입어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사후분석 결과, 글로벌 지수와 첨가의 경우 정상노인과 DAT 집단, MCI 집단과 DAT 집단 사이의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복과 무의미어는 정상노인과 DAT집단의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단어 재구성은 MCI 집단과 DAT 집단 사이의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종합하면 정상노인과 DAT 환자의 글로벌 지수, 단어 재구성, 반복, 무의미어, 첨가, 연장의 단어찾기 행동 비율은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였으나 정상노인과 MCI 환자의 단어찾기 행동의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셋째, 집단에 따른 K-BNT 점수의 차이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후분석 결과, 정상노인과 DAT 집단, MCI 집단과 DAT 집단 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넷째, 글로벌 지수 및 단어 재구성, 무의미어의 산출 비율과 K-BNT 수행 사이의 유의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으며, 나머지 대치, 반복, 삽입어, 첨가, 연장은 K-BNT의 수행과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하여 자발화 과제를 통한 단어찾기 행동 비율 분석은 DAT로 인한 이름대기 능력의 저하를 잘 반영하는 척도임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정상노인, MCI, DAT 환자를 대상으로 자연스러운 일상에서의 이름대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자발화 기반 단어찾기 행동을 평가했다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