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서는 바벨론의 침략 직전의 상황과 바벨론의 침략의 상황을 역사적 배경으로 한다. 그리하여 예레미야 선지자의 메시지와 삶은 철저하게 바벨론의 침략과 관련된다. 그의 메시지의 핵심을 정리하면, '바벨론에 항복하고, 바벨론의 왕을 섬기고, 바벨론으로 끌려가서 사는 것이 야훼의 뜻이라'는 것이다. 철저하게 예레미야는 남유다 백성들에게 임할 심판을 선포하였다. 이러한 메시지로 인해 2가지의 현상이 발생했다. 하나는 당시 남유다를 지배하던 왕과 지도자와 백성들이 예레미야를 핍박하였으며, 다른 하나는 거짓 선지자들이 등장하여 예레미야 선지자의 메시지가 거짓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예레미야는 '눈물의 선지자'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예레미야서에는 심판의 말씀만 나타나지 않는다. 특별히 예레미야 선지자는 다음과 같은 희망의 말씀을 전하였다. "이 민족들은 70년 동안 바벨론의 왕을 섬기리라 ... 70년이 끝나면 내가 바벨론의 왕과 그의 나라와 갈대아인의 땅을 그 죄악으로 말미암아 벌하여 영원히 폐허가 되게 하되"(렘 25:11-12),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70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렘 29:10). 70년 이후에는 남유다를 침략했던 바벨론 왕과 그의 나라와 갈대아인의 땅이 폐허가 되며, 고난을 당했던 남유다 백성들은 고국으로 돌아와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예레미야는 심판의 말씀뿐만 아니라 희망의 말씀도 선포하였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러한 희망의 말씀이 예레미야 30-33장에 집중되어 나타난다. 더 특이한 것은 희망의 말씀이 귀환 + 회복의 구조로 형성되어 6번이나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구체적으로 귀환의 내용과 회복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로 귀환의 내용으로는 귀환의 주관자(야훼-1인칭 표현을 통해 강조됨), 귀환의 대상(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포로들), 귀환의 장소(야훼가 주신 땅), 귀환의 모습(감사와 즐거움), 귀환의 이유(언약 관계)가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로 회복의 내용으로는 내면적인 회복(마음의 회복, 영성의 회복), 외면적인 회복(생활의 회복, 경제의 회복, 통치의 회복), 총체적인 회복(언약 관계의 회복으로 인한 내적이고 외적인 회복)이 강조됨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예레미야가 시대적으로 바벨론과 관련하여 포로들의 귀환과 회복을 처음으로 선포한 선지자라는 것이다. 바벨론 침략의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경험하면서 귀환과 회복을 선포했다는 점에서 예레미야는 바벨론과 관련하여 희망의 말씀을 선포한 최초의 선지자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예레미야의 귀환과 회복에 대한 말씀은, 비록 학자들이 의구심을 가지지만, 예레미야 이후에 등장한 에스겔, 제2이사야, 제3이사야의 희망에 관한 말씀의 모델이 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