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접어들면서 지식 정보화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오늘날, 교육계는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으로 첨단지식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미술교육도 융합교육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연구가 다각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융합교육 관점에서 국내 교과서를 분석하는 연구 또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선행연구를 통해서 초·중등학교 교과서와 비교했을 때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이에 초점을 맞추고 2015 개정 고등학교 미술과 교육과정을 검토한 후, 이를 토대로 2015 개정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의 융합교육 관련 단원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분석 준거로서는 통합교육 과정의 연구자인 포가티(Fogarty, 2009) 모형을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융합교육은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국내에는 2011년 STEAM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는 1930년부터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던 통합교육과정으로부터 뿌리를 갖고 있다. 융합교육에 대한 모형 및 이론의 정립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합교육과정은 융합교육의 근간을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교과서 분석 준거로 포가티 모형을 선정한 것이다.
본 연구는 연구 분석을 위한 포가티 모형의 활용을 다음과 같이 하였다. 우선, 크게 세 가지로 단일 교과 내 융합, 여러 교과 간 융합, 교육 대상의 융합으로 분류하였다. 단일 교과 내 융합은 미술 교과 내 융합으로 설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내용이 분절형, 연결형, 동심원형 중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검토하였다. 여러 교과 간의 융합은 미술과 예술 교과 및 비예술 교과 간의 융합으로 설정하여 계열형, 공유형, 거미줄형, 실로 꿴 형, 통합형 중 어느 모형이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교육 대상의 융합은 학습자 내 융합, 학습자 간 융합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학습자 내 융합이 이루어지는 내용은 몰입형으로 설정하고, 학습자 간 융합이 이루어지는 내용을 네트워크형으로 설정하여 내용을 검토하였다.
교과서 분석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15 개정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는 체험, 표현, 감상 영역 간의 연계를 시도하고 있으므로, 한 교과 내에서 세부 내용끼리 내적으로 연결하는 연결형에 해당한다. 둘째, 여러 교과 간 융합에서 미술과 예술 교과 간의 융합보다 미술과 비예술 교과 간의 융합이 월등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예술 교과와의 융합에서 적용된 통합모형은 계열형과 공유형이었다. 셋째, 여러 교과 간 융합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었던 모형은 계열형이었으며, 다음으로 많은 것은 공유형, 거미줄형, 실로 꿴 형 순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통합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넷째, 학습자 내 융합의 모형에 해당하는 몰입형은 이야기하기, 발표하기, 찾아보기, 생각해보기 등을 통해 융합을 촉진하고 있었다. 학습자 간 융합의 모형에 해당하는 네트워크형은 모둠별 활동, 학생들 간의 토의, 감상, 전시회 열기, 전문가와의 협력을 활용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에 대한 제안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15 개정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는 융합교육이 표현 영역에 편중되어 이루어지지 않도록, 교과 내 세 영역의 연계를 시도하는 연결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미술과 예술 교과 간의 융합에 대한 비중을 늘려 다양한 통합모형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포가티의 각 모형은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교과서에서 단일 교과 간 융합, 교과 간의 융합, 교육 대상의 융합을 다루는 학습 내용을 구성할 때, 특정한 모형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
융합교육은 정착하는 과정 속에서 양적 확산에 치우쳤고 이로 인해 학교 미술교육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가티 모형은 다각적인 접근으로 교육과정의 통합을 제시하였으며 무엇보다 통합의 대상을 학습자 내 및 학습자 간의 통합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융합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따라서 포가티 모형의 특성을 미술 교과서 구성에 다각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학교 미술 융합교육이 더욱 내실 있고 본질적인 의미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